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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방울 '송글송글' 얼굴은 '싱글벙글'···'직접 가 사랑 전하니 선교가 절로 돼요'

드림교회 '베트남 비전트립' 동행 취재
사역 현장마다 주민들 몰려 장사진
파손된 다리 만나선 '새 다리 놓자'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적어도 올 여름 베트남에 간 단기선교팀 멤버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아닙니다. 단 일주일을 가더라도 선교 현장에 가,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것. 그것이 중요합니다.”

패서디나에 위치한 드림교회(담임 이성현 목사)가 미국연합감리교단(UMC) 세계선교부(GBGM)의 협력하에 지난 26일부터 5박 6일 동안 비전트립을 겸한 여름단기선교를 마쳤다.

이번 트립이 어느 때보다 의미를 더하는 것은 개교회 차원에서 해오던 드림교회의 선교가 교단과 협력으로 이루어지면서 한 걸음 도약했다는 점이다.

#선교는 체력싸움이다



베트남에 들어온지 이틀째. 미국에서 꼬박 하루가 걸려 도착한 선교지. 여독을 푸는 건 무리다. 시차 적응도 무리다. 하지만 드림교회 선교팀은 새벽 6시 30분부터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번 선교팀의 주연령층이 50~60대임을 감안한다면 힘든 스케줄일일 만도 하거만 선교지로 향하는 팀원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베트남 남부 지역에 위치한 달랏시에서 다시 40여분 차를 타고 들어간 페리용이라는 작은 시골마을 교회. 이미 소식을 들었는지 교인들이 앞마당에 나와 선교팀을 반긴다. 세상의 때가 묻어있지 않아서일까. 말 한마디 통하지 않지만 먼저 덥석 손을 잡으며 반가움을 온몸으로 표시한다.

예배와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친 후 드림교회에서 준비한 사역이 시작됐다.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 하나 없는 10평 남짓한 작은 교제실. 드림교회 멤버들이 5팀으로 나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민가방 가득히 가져온 꾸러미가 열렸다.

선교팀이 준비해온 5스테이션 중 첫번째 팀의 역활은 사진촬영이다. 평소 사진 한 장 찍기 힘든 지역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다. 두번째는 복음을 전하는 스테이션. 현지 선교사가 10명씩 그룹을 묶어 예수님의 복음에 쉽게 이야기식으로 전한다. 세번째 스테이션은 의료사역.

혈압 등 간단한 진료상담을 한 후 간단한 약을 처방한다. 네번째 스테이션에서 준비한 것은 200여점의 돋보기와 선글라스. 눈이 어두운 노인들에게는 돋보기를 눈을 뜨기 어려운 강렬한 햇빛 속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선글라스가 전달됐다.

다섯번째는 아이들과 여성들을 위한 스테이션이다. 여성들에게는 시원한 여름 옷을 아이들에게는 수백개의 장난감과 캔디를 선사했다.

사역을 시작할 때 50여명에 불과했던 주민들은 200여명까지 불어났다. 그새 입소문이 났는지 1~2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의 줄은 더 길어졌다. 주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는 역시 의료사역. 혹시라도 차례가 돌아오지 않을까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고 있다.

80세의 까르크 할아버지는 혈압이 위험수위다. 관절염에 영양상태도 좋지 않다. 드림교회 멤버 장정우(간호사) 씨는 "짠 음식을 절대 먹지 말라"며 통역을 하는 목사를 통해 재차 당부하고 비타민과 혈압약 진통제를 손에 꼭 쥐어준다.

62세의 까장 씨는 어깨통증을 호소한다. 영양실조에 눈도 너무 건조한 상태다. "16명을 낳았다네요. 몸이 성하기 힘들죠. 더 많은 약품들을 가져왔으면 좋았을 걸 그랬어요." 드림교회 선교팀 멤버들은 주민들에게 필요한 약품을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안타까울 뿐이다.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끝난 사역. 옷이 흠뻑 젓어 모두가 녹초가 됐지만 얼굴만은 환하다. '오늘 만난 이들 중에 한 명이라도 이 사역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희망 때문이다.

#가봐야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페리용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선교팀을 태운 차가 잠시 멈췄다. 차를 막아선 것은 나무다리. 차가 겨우 한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너비의 나무 다리는 중간중간 파손이 돼 있어 10여명을 태운 밴이 지나가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였다. 아무리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주요 교통수단이라지만 밤길에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모두가 차에서 내려 차는 차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조심스레 다리를 건너며 유심히 다리의 상황을 살폈다. 그리고 몇 분만에 차 안에서 결정이 내려졌다. "다리를 만들어야겠습니다."

GBGM 디렉터 김종석 목사가 말을 꺼냈다. 드림교회의 이성현 목사가 "그럼 우리가 만들겠습니다"라고 제안했다. 모두가 꼭 필요한 지원이라는 생각에서 였을까. 모두가 동의했다. 한인교회의 추진력이 엿보이는 순간이자 선교지에 직접 가봐야 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선교지 상황을 잘 파악해라

페리용교회에서 선교팀을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은 교인들 만이 아니었다. 바로 지역 경찰들. 베트남은 종교의 자유는 보장하되 선교는 금지돼 있기 때문에 집회를 하려면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관례다. 이 날 역시 집회 소식을 들은 지역 경찰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현지 목사와 경찰들이 20여분간의 미팅 끝에 내린 결론은 집회를 하되 두 곳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예배는 한곳에서만 허용한다는 것. 그리고 사역 시간은 3시간으로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경찰들이 집회를 허용한 것은 자신들에게도 약간의 의약품을 나눠주겠다는 전제 하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드림교회 선교팀이 상황을 잘 파악하며 선교사역을 하던 비슷한 시기에 한국의 C교회에서 온 선교팀은 경찰들에게 여권을 압류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떻게 선교해야 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베트남은…

2006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베트남은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번 선교의 목적지인 호치민시는 베트남 남부 도시로 한인들에게는 사이공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종교= 70%가 불교, 10%는 가톨릭. 종교의 자유는 인정되지만 선교 활동은 불법이다. 국가가 공인한 교회에서는 허가하에 집회가 가능하나 그 외의 장소에서 전도 활동은 금지된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변화의 물결이 일어 한인 교회 12곳이 허가를 받았고 장로교와 침례교의 교단 가입도 허용됐다.

◇경제= WTO가입 이후 ‘베트남 드림’이라는 단어가 나올 만큼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현재 대학졸업 직장인의 평균 월급은 300달러, 공장 노동자들은 120~150달러 정도다.

◇미국과의 관계= 1995년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했지만 국민들의 미국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미국인들은 여전히 비자를 받아야 베트남에 입국할 수 있다.

◇한국과의 관계= 한류 열풍 때문인지 한국인들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호치민시에 사는 한인수는 어림잡아 7000여명으로 추산된다. 호치민시의 한인 밀집지역인 푸미앙은 고급주택 단지로 ‘베트남의 강남’으로 불린다.

〈베트남 달랏=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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