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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첩] '꽃동네' 용의자 풀려난다고?

정구현 기자/사회부

"어떻게 된겁니까. 그 사람 풀려나는 거 아닙니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지난 4월 발생한 테미큘라 '꽃동네' 총격살인사건의 용의자 정수찬(70)씨에게 정신감정 명령이 내려졌다는 보도〈본지 6월30일자 A-4면>를 접한 피해자 조셉 김(71)씨였다.

다급한 목소리에는 걱정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만약 정신감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정씨는 감옥 대신 병원에 수용될 것이고 일정기간 치료 뒤 석방될 수도 있다. 김씨는 정씨가 풀려나면 반드시 앙갚음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김씨는 악몽 같았던 '그날 밤'이 기억이 다시 생각난다고 했다.

용의자 정씨는 사건 당일 꽃동네에서 함께 봉사자로 일하던 윤종필(58).춘의(55)씨의 숙소에서 춘의씨를 살해했다. 곧바로 이웃한 김씨 부부 숙소에 뛰쳐 들어와 또 다시 총구를 겨눴다. 윤씨 부부와 친하게 지냈다는 것이 이유였다.

두 사람은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웠고 다행히 김씨는 권총을 빼앗아 아내와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날 이후 김씨는 하루도 편히 잠을 이룬 날이 없었다. 정씨의 얼굴과 귓가에 들린 총성이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김씨는 "내가 살아난 것 보다 내가 빼앗은 총을 쏘지 않은 것이 하느님의 은혜"라고 정씨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씨는 정씨가 미치지 않고서는 그런 끔찍한 일을 벌일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대로' 미치진 않았길 바랬다. 그래야 죄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딜레마도 다르지 않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현행범인 정씨를 풀어줘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정씨의 '정신감정 석방'이 이루어진다면 피해자들은 보복에 대한 공포로 '신경쇠약'이라는 병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부디 정의의 여신 '디케의 저울'이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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