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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시카고 체전이 남긴 교훈 '훌륭한 선수, 엉터리 단체'

천일교 기자

지난 주말 치러진 시카고 체전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체전 주최격인 대한체육회와 시카고 조직위원회 관계자간 마찰과 추태로 미주한인들의 축제여야할 체전에 적지 않은 오점이 남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체전 폐막식은 종합순위조차 발표되지 않은 채 맥없이 끝났다. 한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기대를 갖고 대회에 참여했던 어린 선수들 보기에 민망할 정도다. 다시는 이런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뼈를 깎는 반성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주최측의 잘못만을 놓고 이번 대회 전체를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적어도 워싱턴과 메릴랜드팀 입장에서 이번 체전을 상당한 의미를 지닌 대회였다. 체전의 감격도 오래 오래 기억될 것이다.

이번에 215명의 선수와 임원들을 파견한 워싱턴 대표팀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금메달을 무려 32개나 획득했다. 2년전 일부 선수들만 개인적으로 외롭게 출전했던 메릴랜드 체육회도 나름대로 선전했다.



워싱턴·메릴랜드선수단의 선전은 불리한 여건 속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지닌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카고까지 차량으로 이동해야 했다. 장시간 버스 여행 뒤 곧바로 경기에 임한 선수들에게 적잖은 무리가 따랐다.

특히 육상과 수영 등 일부 종목에 참가한 선수들은 중간에 차량 고장으로 무려 20여 시간을 도로에서 소모했다. 몇몇 선수들은 호텔에 도착해 잠자리에 들기도 전에 뭉친 다리 근육을 푼다며 시카고 도심 밤거리를 내달리기도 했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의 육상·수영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 최초의 금메달, 최초의 5관왕, 부문별 경기 석권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한인체전은 한인사회의 화합과 교류를 위한 장을 만들고 한인사회의 저력을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다. 또 1.5세와 2~3세 등 자녀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이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때문에 어린 선수들 앞에서 수뇌부 끼리 추태를 부린 대한체육회와 시카고 조직위원회 측은 단단히 반성해야 한다. 이번처럼 씁쓸한 결말을 보며 다음 대회에 기쁜 마음으로 출전할 선수들이 몇명이나 되겠는가?

천일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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