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종합 2위 가능성···시카고 미주체전서 가족 출전자 활약
대회 마지막날 마라톤에 선수 대거 출전
이는 워싱턴 대표팀의 메달 획득이 역대 최고 성적이라 할 만큼 좋았던 데다 참가 선수 규모면에서도 3순위 안에 들 정도로 많아 참가 자체에 큰 비중을 두는 체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는 시카고와 뉴저지, 워싱턴DC의 3파전 양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워싱턴팀은 종합 순위 2위 정도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출전팀들의 정확한 최종 순위를 가리기는 어려울 전망된다.
특히 대회 주최측인 시카고 체육회로 인해 최종 성적을 집계하는 재미대한체육회 측의 자존심이 심각히 구겨진데다 설령 뒤늦게 결과가 발표된다 하더라도 중간 집계 과정에서 상황실이 폐쇄되는 등 투명성을 잃어 신뢰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이번 시카고 체전은 워싱턴과 메릴랜드팀 모두 형제와 남매들의 활약이 돋보인 대회였다. 소수 정예로 참석한 메릴랜드팀은 7개 종목에서 12개의 금메달을 따낸 가운데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태권도 대회 출전자 조용성·용오 형제가 나란히 금메달을 따내 주목을 받았다.
이같은 형제 남매 등 가족 출전은 워싱턴팀에도 두드러진 현상. 금메달 9개를 따낸 수영의 경우 박현준·경준 형제와 아만다·앤드류 스미스 남매가 나란히 메달을 따내며 우애를 뽐냈다.
또 공동 메달 수상은 아니지만 워싱턴 태권도팀 박재형-재환 형제도 공동 출전해 동생 재환 군이 금메달을 따냈고, 테니스 박덕영·덕현 형제 역시 뙤약볕 속 고된 경기에 최선을 다했지만 본선 진출에 이은 메달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이밖에도 이번 체전은 부부나 친인척 등 가족 출전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 대회였다.
○…시카고 체육회가 이번에 3번째 체전을 치르면서도 일부 운영 과정에 미숙을 드러내 전국에서 모여 든 선수단원들이 적잖이 혼란을 겪었다.
대부분 외지에서 참가해 시카고 지리에 익숙치 않은 각 대표 선수단은 첫날 메인 스타디움인 하퍼 컬리지로 향하는 발걸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행사 가이드북에 명기된 주소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명칭의 첫 ‘A’자가 ‘Q’자로 잘못 적혀 있어 대부분 네비게이션에 의존해야 하는 외지인들이 적잖이 헤매야 했다.
주소 오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검도와 레슬링, 야구 등의 경기가 치러진 프렘드 고등학교의 주소 역시 블록넘버 1000번 대신 100번으로 표시돼 있어 경기장을 찾은 일부 차량들은 공연히 주택가 주변을 갈팡질팡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이밖에 당초 계획돼 있던 종목별 경기장소가 수시로 바뀌는 바람에 사전 정보만을 믿고 경기장을 잘못 찾았다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이동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28일 대회 마지막날 치러진 마라톤 종목에 ‘가용한 선수들은 대거 출전하라’는 워싱턴 선수단 수뇌부의 특명이 떨어졌다. 이는 육상 마라톤 종목의 경우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린 데다 출전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점수를 많이 얻을 수 있어 전체 순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워싱턴팀은 이에 따라 당초 마라톤 출전 선수뿐 아니라 경기를 모두 마친 다른 종목 선수들까지 가세해 40여명의 선수들이 출발선에 집결했다. 이로 인해 테니스 종목은 갑자기 결승전 경기가 앞당겨져 선수들이 마라톤에 참가했다 중도에 포기하고 경기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등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래도 육상 단거리가 주종목인 양서희 선수는 덤으로 마라톤에 줄전했다 30대 미만 여자부에서 귀한 금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육상팀은 마라톤 포함 총 22개 금메달중 13개를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인해전술’로 마라톤에서 100명 가까이 출전한 시카고팀에게 종합 1위를 내주고야 말았다.
시카고=천일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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