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와 지금] '미래를 준비하라' 부친 가르침, 해군 창설로 답한 손원일 제독
올해는 '해군의 아버지' 손원일(1909~1980) 제독 탄생 100주년이다. 중국 지린성 문광중학을 졸업할 무렵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을 지낸 부친 손정도 목사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들려주었다."지금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간절히 독립을 바라지만 일본이 곧 망하거나 금방 독립이 성취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상당한 기간 동안 나라 없는 백성으로 어쩔 수 없이 떠돌아다니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실력을 갖춰 나라의 힘을 키워야 한다. 앞으로는 과학사회와 산업사회가 전개될 것인데 그때는 개인의 실력과 능력이 가장 중요하게 될 것이다." 민족의 미래를 위해 살라는 부친의 훈화는 그의 삶을 이끈 나침반이자 등대였다.
16세 되던 1925년 '후테이센진' 즉 '요주의 조선인'으로 일제의 경찰기록에 이름이 오를 만큼 민족의 미래를 걱정하던 그는 27년 대륙 제일의 항구 상하이를 보고 바다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3년 뒤 상하이 중앙대학교 항해과를 우등으로 졸업하자마자 독일 연습선에 승선해 항해기술을 더 연마할 기회를 얻었다. '도둑같이 찾아온' 해방을 맞아 그는 해군 만들기에 나섰다. 45년 8월 21일에는 해사대를 그리고 11월 11일에는 해군의 뿌리가 되는 해방병단을 세웠으며 48년까지 38척의 함정도 확보했다.
49년 12월 17일 뉴욕 부두에서 열린 백두산호 이양식에 참석한 장면 주미대사(사진 가운데) 왼쪽의 제복 입은 이가 손 제독이다. 그의 선견지명은 6.25전쟁의 승패를 가른 인천상륙작전 때 빛났다.
그는 미국에서 들여온 백두산호를 비롯한 4척의 전함에 자신이 창설한 해병대를 태우고 선봉에 섰다.
허동현 〈경희대 학부대학장.한국근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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