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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ARC 문턱' 낮춰야 하는 이유

김기정/경제부 데스크

한인은행들의 '어정쩡한' 태도가 한인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정부의 스몰비즈니스 업주 구제자금(ARC) 발표와 함께 한인은행들은 융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 은행을 찾은 한인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문턱이 아직 높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연방 중소기업청(SBA)은 어려움에 빠진 자영업자를 돕고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구제자금(ARC)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진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이 최장 6년간(1년거치5년상환) 3만5000달러까지 은행에서 무이자로 돈을 빌려 쓸 수 있다는 게 그 골자다.

기존의 SBA융자는 부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은행에 80%정도를 보증해준다. 하지만 이번 ARC는 정부가 대출금의 100%를 보증해준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정부는 또 은행에 기존 프라임 금리(3.25%)보다 높은 5.25%의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다. 이자는 정부가 모두 부담한다. 정부가 융자금의 100%를 보증해주고 이자까지 내준다고 하니 은행으로서는 사실상 '잃을 게 없는 장사'다.

각종 금융정책에도 불구 은행이 시장에 돈을 풀지 않자 SBA가 내놓은 특별처방이 ARC인 셈이다. 금융위기와 함께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면서 SBA대출 시장도 사실상 '폐업' 상태에 빠졌다. 자금이 돌지 않자 큰 고통을 받은 중소 자영업자들이다. 특히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한인 경제가 그렇다.

돈가뭄에 시달린 한인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그만큼 ARC에 대한 기대가 컸다. 실제 15일부터 ARC 융자가 시작되자 한인 은행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문의가 들어왔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ARC 지원을 받았다는 한인은 찾기 힘들다.

대형은행들이 ARC 융자에 소극적이지만 한인은행들은 융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혀 기대가 더 컸는 지도 모른다.

한 달 전 언론을 통해 ARC가 소개됐을 때 은행들은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아무리 정부가 대출금을 보증해준다고는 하지만 이자도 받지 않고 어떻게 6년 동안 3만5000달러를 빌려주냐는 표정이었다. 정부가 이자를 대신 내준다는 가이드 라인을 발표했지만 했지만 은행의 태도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은행 입장에선 ARC가 '수익성이 없는 상품'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ARC를 통한 대출 수익률은 5.25%다. 하지만 한도액이 낮아 3만5000달러까지 대출해도 이자 수입은 1년에 1837.50달러에 그친다는 계산이다. 대출과정에 드는 인건비를 빼면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것이다. 잃을 것이 없는 장사이긴 하지만 동시에 얻을 것도 없는 장사라는 게 은행의 고민이다.

주류의 대형은행들은 이러한 경제논리에 따라 ARC 대출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한인은행들마저 그래서는 안된다. 커뮤니티 은행이기 때문이다.

대형은행들이 소규모 한인 자영업자들의 사정을 모두 이해했다면 사실 한인 은행들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인 업주들이 처한 어려움과 이를 이겨낼 가능성을 믿고 존재하는 게 한인 커뮤니티 은행들이다.

한인은행들에 경제논리를 무시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어려움에 처한 한인은행들은 '은행이 살아야 커뮤니티 경제도 산다'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커뮤니티 경제를 살려야 한인은행도 살 수 있다. 한인은행들은 ARC 대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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