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따라 가는 남부 여행] 뉴올리언즈
재즈, 재즈, 재즈… 올 댓 재즈
음악에서도 향기가 난다면 그것은 어떤 느낌일까. 이번 주는 정통 재즈와 아기자기하고 특색 있는 남부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뉴올리언즈로 떠난다.
▶오감만족
관광지로서의 뉴올리언즈는 '오감만족'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보석 같은 음악이 흐르고, 이국적인 풍경과 아름다운 자연이 있으며, 싱싱한 해산물과 남부정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 뉴올리언즈는 혼자 떠나도 외롭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동이 트고 태양이 뜨겁게 느껴질 때쯤, 프렌치 쿼터를 지나 미시시피 강 근처로 가면 200년 역사의 프렌치 마켓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시절 사람을 사고파는 노예 시장이었던 이곳은 이제 전세계 관광객들이 뉴올리언즈를 방문하면 꼭 한번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다.
오후 1시. 정신 없이 프렌치 마켓을 구경하느라 출출해 졌다면 마켓 바로 옆, 카페 드 몽드(사진)로 간다. 누가 재촉하지 않아도 고소한 비니에(프랑스식 도넛)냄새에 이미 발길은 카페를 향하고 있다. 달콤한 슈가파우더를 얹은 비니에와 함께 마시는 카페오레가 일품. 그래서 150년 전통의 이 카페에서는 애나 어른이나 입에 허연 가루를 묻히며 카페오레를 홀짝인다.
이제 프렌치 쿼터로 들어갈 차례. 프렌티 쿼터의 중심인 잭슨 스퀘어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 우스꽝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이는 행위예술가, 재즈를 연주하는 무명의 음악가들을 만날 수 있다. 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알려진 세인트루이스 대성당까지. 테라스가 있는 음식점에서 바라본 잭슨 스퀘어는 미국 속 작은 프랑스다. 200년 전 프랑스 통치 시절 피비린내 나는 처형장이었던 프렌치 쿼터는 이제 예술이 숨쉬는 매력 넘치는 관광지가 되었다.
▶재즈, 그 이상의 재즈
뉴올리언즈에 밤이 오면 프렌치 쿼터는 거대한 재즈 콘서트장이 된다. 거리 곳곳에서 들리는 재즈, 버번 스트릿 아무 재즈클럽이나 문을 열고 들어가도 재즈가 들린다.
사람의 가치를 곡물로 계산했던 그 시절. 팔려가던 흑인 노예들은 이 뉴올리언즈에서 재즈를 발전시켰다. 재즈의 고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도시는 꾸미지 않은 초기 재즈의 순수함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또 다른 재즈의 고장 시카고도, 뉴욕도 모두 뉴올리언즈 재즈가 그 바탕이 되었다.
재즈 음악의 도시에서 재즈로 유명한 곳은 어디일까. 정통 클래식 재즈를 맛보고 싶다면 프리져베이션 홀에 들러야 한다. 낡고 초라한 외관, 다 쓰러져가는 이 건물과 함께 재즈도 성장했다. 이곳에서 음악은 주인이 된다.
연인들의 저녁식사를 더욱 로맨틱하게 하기 위한 배경음악도 아니고, 춤추고 싶어 모인 남녀들의 몸짓에 흥을 주자고 틀어주는 클럽DJ의 선곡도 아닌, 음악을 위한 음악. 신들린 듯한 피아노 연주, 끈적이는 색소폰와 힘차게 울리는 트럼펫 소리가 어우러지면 사람들은 손가락 튕기며, 꼰 한쪽다리와 어깨로 리듬을 맞추기 시작한다.
▶뉴올리언즈의 맛
프렌치 쿼터에서 맛보는 '남부의 맛'은 뉴올리언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바다가 멀지 않은 이 곳은 싱싱한 해산물, 특히 칵테일 소스와 곁들어 통통하게 살 오른 생굴은 꼭 한번 맛 보아야 여행 필수코스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한번은 들어본 '케이준 스타일'의 발상지가 바로 뉴올리언즈. 스페인과 이탈리아 음식문화가 조화된 독특한 요리법인 케이준 스타일의 요리는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해 풍부한 맛을 내 한국인의 입맛에도 꼭 맞다. 케이준 스타일의 검보와 잠발라야, 그리고 이 곳에서 시작된 스무디는 이제 세계인이 즐기는 '맛'이 되었다.
매콤한 맛이 일품인 검보와 포보이 샌드위치가 유명한 '마더스' 식당. 엄마의 손맛이라는 뜻인지는 주인에게 확인해 봐야 겠지만, 확실히 뉴올리언즈 스타일 엄마의 손맛을 느낄 수는 있다. 길게 늘어선 줄이 인기를 실감케 한다. 또 오동통한 새우와 상큼한 토마토, 햄이 향신료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내는 잠발라야는 뉴올리언즈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김동그라미 기자
dgkim@kor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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