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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곳 '이번엔 꼭' 꿈같은 여름휴가 여기서

레이크 하바수, 수상 스포츠 천국…'런던 브릿지' 명물도
자이언 캐년, 하늘 향해 솟은 절벽 남성적 웅장함 가득

뒤돌아 볼 겨를도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사이 아이들은 방학을 맞았고 여름 휴가철도 다가왔다. 잠깐 '말미'를 갖는 것이 휴가인지라 잠깐 손을 멈추고 가족들과 떠나자.

■ 3~4일 코스
▷레이크 하바수(Lake Havasu)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주의 경계를 이루는 콜로라도 강에 파커 댐을 만들어 생긴 레이크 하바수는 사계절 휴양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연평균 기온이 88도에다 겨울에도 70도 내외를 유지해서 수상 스포츠의 천국으로 불린다. 연간 35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호수는 총 길이가 45마일에 호숫가를 따라 여러 개의 공원이 잘 조성돼 있고 카약 수상스키 제트스키 스쿠버 다이빙 등 수상스포츠는 못할 것이 없다.

무엇보다 이곳의 명물은 '런던 브릿지'(London Bridge)다. 호수에 연해 세워진 휴양도시 '레이크 하바수 시티'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 다리는 콜로라도 강위로 놓여 있는데 원래 영국 런던의 테임즈 강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당시 지반 붕괴로 철거위기에 처한 것을 사업가 로버트 맥쿨로치가 사들여 1971년 이곳에 설치했다.

5개의 아치를 가진 이 화강암 다리는 길이 100여 미터 폭은 10미터로 애리조나주에서 그랜드 캐년에 이어 두 번째로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LA 에서 10번 동쪽으로 계속 가다 콜로라도 강을 지나서 만나게 되는 95번 도로 북쪽으로 가면 된다.

■ 일주일 이상
▷자이언 브라이스 캐년~그랜드 티턴 옐로스톤 국립공원


미 서남부 애리조나와 뉴 멕시코 유타 콜로라도에 걸쳐 '콜로라도 고원'(Colorado Plateau)는 시작으로 북부로 이어지는 지역은 오랜 세월동안 침강과 풍화로 인해 특유의 암석관광지대로 거듭났다.

해발 고도가 5000피트에서 1만 1000피트대에 이르는 이 거대한 고원지대에는 그랜드 캐년(Grand Canyon)을 비롯해서 자이언(Zion) 브라이스(Bryce) 캐피털 리프(Capitol Reef) 캐년랜즈(Canyonlands) 아치스(Arches) '화석림'(Petrified Forest) 등 국립공원과 준국립공원(National Monument)도 다섯 개다.

LA 에서 출발해서 라스베이거스를 지나 자이언 브라이스 국립공원을 지나 그랜드 티턴 옐로스톤 국립공원까지 가서 내친 김에 몬태나 주까지 넘어갔다가 내려 오는 길에 아치스 국립공원까지 둘러오면 왕복 3000마일이 넘는다. 10대의 아이들이 있는 40~50대의 가장에게 권할 만한 코스다.

숙박은 캠핑과 모텔을 걸러서 하고 운전도 부부가 교대로 한다면 도전해 볼 만한 '환상의 루트'가 되리라. 기자가 지난 해 여름휴가를 이렇게 다녀왔다. 여행 기간 네바다 애리조나 유타 아이다호 와이오밍 몬태나 등 무려 6개 주를 거쳤다.

자이언과 브라이스 국립공원은 유타주의 남서부에서 서로 80마일의 거리에서 각기 다른 별천지를 이루고 있다.

웅장하고 거대한 절벽이 눈부시게 푸른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자이언은 남성적이라고 표현한다면 자연의 아기자기한 손길을 거친 수많은 첨탑들이 빼곡히 들어찬 브라이스는 여성적인 섬세함이 돋보인다.

이 두곳 모두 공원 안팎에 캠프장이 많으나 워낙 인기있는 곳이다 보니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공원입구에 모텔들이 많다. 도착하는대로 잘 곳을 준비하고 투어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모르몬교의 성지인 유타주의 주도 솔트 레이크도 들러 잘 정비된 현대식 시가지를 둘러 보는 것도 좋고 말 그대로 소금 호수인 솔트 레이크도 들러보자.

한 여름에도 봉우리에 흰 꼬깔을 쓰고 있는 그랜드 티턴과 그 산자락을 감아 도는 맑은 강물은 청량감을 더해 준다. 해발 1만 3770피트의 정상은 경험많은 등반가들도 오르기가 쉽지 않은 험준한 봉우리로 유명하다.

그 인근의 초원에는 야생 버팔로가 떼지어 살고 있는데 자주 도로를 '무단점거'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국립공원과 붙어 있는 것이 그 유명한 옐로스톤 국립공원.

1872년 그랜트 대통령이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세계 국립공원의 발상지가 됐다. 한시간 간격으로 지하수를 뿜어 올리는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을 비롯한 300여개의 간헐온천과 버팔로와 엘크 등 수많은 야생동물의 성역이다. 이곳 역시 공원 안에 캠프장이 많다.

돌아오는 길에 시간이 된다면 유타주의 상징인 델리킷 아치(Delicate Arch)가 있는 아치스(Arches) 국립공원을 들러도 좋다. 크고 작은 자연 아치가 300여개에 이른다.

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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