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아본 후 사겠다' 신종 주택사기 잇달아

부도 수표로 렌트비 지급…강제 퇴거비로 2중 피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 팔기가 어려운 점을 악용하는 신종 사기가 등장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은 집 주인에게 "거주해 보고 집을 사겠다"고 속여 렌트비는 커녕 유틸리티조차 내지않고 버티다 달아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단정한 용모에 고급차를 몰고 다니며 집 주인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게다가 사전 융자 승인서와 크레딧 리포트까지 들고와 집주인들은 아무런 의심없이 이들에게 집을 내주었다 낭패를 보기 일쑤다.

발렌시아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지난 3월 자신의 5베드룸 주택 판매 광고를 냈다. 곧 이어 단정한 모습의 흑인 가족이 찾아와 '3개월간 거주해보고 집을 계약하겠다'며 렌트비 명목으로 1만 달러의 개인 수표를 김씨에게 건냈다.

이들은 또 계약 당시 720점 이상의 크레딧 리포트와 융자 회사에서 발급한 사전 융자 승인서까지 들고와 김씨는 아무런 의심없이 집을 비워줬다.

그러나 이들에게 받아 은행에 입금한 개인 수표가 부도 수표로 판명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김씨는 "서류까지 완벽하고 고급 차에 용모도 단정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며 "하지만 수표가 부도났다며 렌트비를 독촉하자 이들의 태도가 돌변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렌트비를 차일 피일 미루더니 유틸리티 비용조차 지불하지 않아 김씨는 은행 융자를 받아 이사간 집과 살던 집 2곳의 페이먼트를 메꿔야만 했다.

결국 이들을 강제 퇴거 시키기 위해 퇴거 전문 회사를 찾았던 김씨는 자신 외에도 또 다른 한인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김씨는 "계약금 500달러를 내고 퇴거 전문회사에 강제 퇴거를 의뢰했는데 이들이 또 다른 한인 집에서 8개월간 버텼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법원에 강제 퇴거를 신청했는데 이들이 어필까지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100일이나 걸렸다"고 하소연했다.

이 일로 김씨는 은행 융자금을 비롯 유틸리티 비용 퇴거 비용 등 수 만 달러의 금전적 손해뿐 아니라 정신적 피해까지 겪어야만 했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법 전문변호사는 "정식 계약서까지 작성했기때문에 이와 같은 경우 경찰에 신고도 할 수 없고 정식 퇴거 절차를 거쳐야한다"며 "전문 변호사를 통해 서류를 검토하고 계약금을 확인해 이 같은 피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