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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 불법복제 근절' KBS·MBC·SBS 등 4개사 고발등 공동 대응

수사당국, 메릴랜드 한 업체도 압수 수색

한국 방송사 미주 법인들이 프로그램 불법 복제 근절을 위해 강력 대처에 나서고 있다.

지난주 메릴랜드 글렌버니 소재 H업체가 FBI등 단속반이 들이닥쳐 불법 복제로 의심되는 비디오물을 압수해 갔다.

방송사들의 신고에 따른 업소 단속은 워싱턴 뿐만 아니라 뉴욕, LA, 애틀랜타까지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언론에 보도된 한인 비디오 업소만 3,4곳에 이른다.

MBC아메리카의 불법 컨텐츠(contents) 담당 오정환씨는 “합법적으로 사용료(판권료)를 내고 영업을 하는 사업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불법 복제에 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속을 받은 메릴랜드의 H 업소는 KBS 프로그램 사용료는 내고 있었으나 나머지 두 방송사의 제품은 정상적으로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불법 복제에 4개 회사(3개 방송사와 한국영화 배급업체 DVL)가 공동 대응하기로 함에 따라 변호사비 등 비용을 같이 부담하고 전국적으로 불법 업소 정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MBC의 오씨는 “H업소도 4개 회사가 공동 대응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상적으로 판권료를 내고 영업을 하던 업소가 경기 악화로 문을 닫았는데, 인근 불법 복제 업체는 살아 남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업주가 불법으로 비디오를 복사해 대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허가 불법 유통업자가 비디오를 대량 복제해 판매하는 경우가 있어 방송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

수년전부터 방송 3사는 그동안 영업을 해오던 ‘총판’을 다 없애고 미주 지사 직영으로 비디오 대여 시스템을 바꾸었다. 따라서 사실상 제 3자가 비디오를 복사,유통할 수 있는 합법적 방법은 없는 셈이다.

최근 경기 침체로 비디오 대여점들의 장사가 워낙 안되는 것도 불법 복제 단속을 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메릴랜드 비디오 대여점 협회의 백정기 회장은 “5년전에 비해서 약 50%까지 매출이 줄었다”며 “방송사가 받아가는 판권료는 내려주지 않고 불법 업체들까지 늘어나면서 수지는 최악”이라고 말했다.

보통 워싱턴, 볼티모어 지역의 비디오 대여점들이 방송사에 내는 판권료는 적게는 주당 200달러, 많게는 주당 400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많은 업체들이 한 달에 1000달러에서 2000달러 정도의 판권료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대형 마트 내에 있는 장사 잘되는 대여점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판권료를 내고 있다고 한다. 렌트비까지 부담하면 비디오 대여점들의 고정 지출은 수천달러를 훌쩍 넘는다.

이에 따라 판권료를 내리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 업주는 “SBS 인터내셔널이 최근 판권료를 평균 15% 내려줬다”며 “다른 방송사도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했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이 한 편으로는 비즈니스가 어려운 업주를 달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법 업체들 단속에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MBC측은 “판권료 재조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D협회 백 회장은 “불법 복제 관련 법률은 연방법이라 죄가 인정되면 처벌이 크다”며 “연초 한 업주가 비슷한 법에 적발되어 10년이 넘는 구형받은 적도 있는데 아직도 한인들은 그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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