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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전임 대통령이 퇴임 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태 앞에서 한국민 뿐만 아니라 미주 한인들도 충격과 비통함을 감출 수가 없다. 한국 현대사에서 전임 대통령들의 임기 이후가 명예스럽지는 못했지만 자살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택한 대통령은 없었다. 이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노 전 대통령의 통치는 공과가 교차한다. 귄위주의를 타파한 서민적인 풍모는 정치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가권위와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대통령 서거의 슬픔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현재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심화되고 정파간의 분쟁이 표면화되고 있다.

진보 진영은 현직 대통령과 검찰의 책임론을 주장하면서 관련 당사자들의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수 진영은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변질시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개인적인 심정을 임의로 재단해서는 안되겠지만 일국의 통치자였던 공인의 자살이 가져온 엄청난 사회적인 파장도 직시해야 한다. 또한 비극적인 상황이 불러 온 사적인 감정으로 인해 객관적인 판단이 흐려져서도 안된다.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 권력과 연루된 비극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더욱이 보수와 진보 정파간의 갈등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이제는 갈라지고 찢겨진 마음을 치유해야 할 때다.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적으로 한단계 성숙해지고 새로운 화합의 사회를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서거의 슬픔과 충격을 정치선진화로 승화시키는 것이 지금 우리 국민들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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