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차 핵실험] 안타까운 실향민 '고향 땅이 멀어져요' 얼어붙는 남북관계에 촉각
"희망이 점차 멀어지는 것 같다."지난 24일(LA시간) 북한이 전격적으로 감행한 제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주 한인 실향민들도 충격과 함께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냉랭해진 남북관계가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3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남가주의 실향민들은 "고향 가는 길이 더 멀어졌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관련 뉴스에 귀 기울이고 있다.
조선환 재미남가주이북도민회연합회 회장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떠나온 북녘 고향땅을 한 번 방문해 보는 것이 소원인 우리에게 핵실험은 끔찍한 소식"이라며 "가까워져도 시간이 걸릴 판국에 자꾸 멀어지니 걱정이 될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최창준 재미남가주경기도도민회(미수복) 회장도 "내 나이가 이제 78세인데 남북관계가 멀어지기만 하니 죽기 전에 고향을 가볼 수 있을지 그저 걱정될 뿐이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금강산 관광도 막혀 북한 땅을 밟는 것마저 쉽지 않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최 회장은 "가더라도 내가 살던 집을 찾아갈 수가 없어서 (개성관광을) 하지 않았는데 이젠 그마저도 할 수 없으니 눈물만 날 뿐"이라며 한숨지었다.
때문에 이들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통한 남북 및 북미 관계의 극적인 진전을 기대하며 고향방문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실향민들은 또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원하는 만큼 위기 속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정치는 순간에 변할 수 있는 것이니 북녘 고향땅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친북 성향의 재미동포서부지역연합회(회장 김현환)는 "현재 상황에서는 노코멘트"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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