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차 핵실험] '북한, 무모하게 도전한다' 오바마 이례적 새벽 성명
심각한 미국 "북한, 무모하게 도전한다" 오바마 이례적 새벽 성명
미국은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핵 추가 실험과 관련해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모든 국가에 심각한 근심거리"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시도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북한은 직접적이고 무모하게 국제사회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런 도발은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며 "미국은 동맹국 및 북핵 6자회담 참가국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과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해 대북 제재 공조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성명은 매우 이례적으로 현지 시간 새벽에 발표됐다. 이는 미국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동으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당국자는 이날 새벽 북핵 실험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의 실험 발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북핵 6자회담 참가국 및 유엔 안보리 회원국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무부 관계자도 AFP 통신과의 회견에서 "동맹국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의 도발 행위를 즉각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것"이라며 "2006년 10월 채택된 안보리 제재결의 1718호보다 강력한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비상 걸린 일본 "절대 용인 못해…안보리 상정"
일본 정부는 핵실험에 이어 지대공 미사일이 동해로 날아오르자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며 강력한 대북 제재 방침을 천명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이날 저녁 기자단에 "북한의 핵실험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비난하면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소집되면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 결의가 채택될 수 있도록 모든 외교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도 "핵실험을 했다면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안보리에 긴급 의제로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가와무라 장관은 이어 "한국.미국 등 관계국과 연대해 정확한 핵실험 시점과 내용 성공 여부 강행 배경 등에 대한 정보 수집에 착수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공산당 서기장도 "핵 폐기로 나가고 있는 세계에 대한 난폭한 도전으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중대한 역행"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관계 성.청이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불쾌한 중국 "비핵화하고 6자회담 복귀해야"
중국 외교부는 25일 오후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무시하고 재차 핵실험을 했다"며 "중국 정부는 이에 결사 반대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1차 핵실험에 이어 중국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해 분명하게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고 주변 정세를 한걸음 더 악화시킬 수 있는 행위를 중단하고 6자회담으로 복귀하길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9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 중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유명환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및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 장관은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북핵 상황이 복잡하고 심각해졌지만 이럴 때일수록 한.중 양국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양 외교부장은 "앞으로의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이 핵실험 직전 중국에 이를 통보했다"며 "임박한 시점에 알려줘 중국 정부가 불쾌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노이=배명복 순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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