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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현장을 가다-11] 매사추세츠 공대(MIT)

MIT, 명실상부한 미국 최고의 공대

▨ 세계 24위 경제규모를 갖춘 두뇌 네트워크

“전세계 MIT출신이 힘을 합쳐 이들만의 나라를 만들다면, 당장 그 경제규모만 세계 24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세계 최첨단 과학기술의 산실로 불리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한 눈에 보여주는 말이다. 최근 보스턴시 경제부서가 측정한 MIT졸업생들의 경제적 파급력 규모를 살펴보면 전세계 110만명이 MIT출신이 설립한 4000개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며 매년 2320억 달러를 창출해 내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US뉴스&월드리포트가 조사를 시작한 1988년 이래 단 한 번도 공대 부문 최우수 대학교와 대학원 1위의 자리를 뺏겨본 적이 없는 학교, MIT는 종합대학들과의 경쟁에서도 학부 과정이 4위를 차지하는 등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다.



MIT가 찾는 인재상은 선구자 정신을 가진 이다. MIT는 학교 웹사이트에 “우리는 15세의 나이에 불치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낸 머리만 똑똑한 천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공부할 시간을 쪼개어 옆집에 사는 불우아동을 가르치는 마음 따스한 인재를 찾는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월간잡지는 MIT를 두고 ‘미국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대학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사람이 살기에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줄 유일한 대학’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 올해 입학 경쟁률 11.9%

1865년 단 15명의 입학생으로 시작한 MIT는 현재 1만200여명의 재학생과 1008명의 교수진을 갖춘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MIT에 입학원서를 낸 학생수만 1만3396명. 이 가운데 12%에 조금 못미치는 1589명만이 3월초 합격장을 받았다. 11.9%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자랑한 것.

이 가운데 522명은 조기 전형을 통해, 35명은 대기자 명단에서 합격장을 받았다. 신입생 가운데 58%가 엔지니어링, 28%가 일반과학, 4%가 인문과학, 2%가 건축, 7%가 경영을 전공한다.

MIT의 진면목은 구성원의 실력을 통해 엿볼 수 있다. MIT 교수나 졸업생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가 73명, 맥아더 펠로우가 19명, 퓰리쳐상 수상자가 4명에 달한다. 동문 가운데는 유명 인사로는 코피 아난 전 UN사무총장, 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등이 있다.

한국 출신으로는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 등이 있다. 학부 졸업생 가운데 72%가 대학원에 진학한다. 이 가운데 10%는 의대, 5%는 로스쿨로 간다.

재학생 중 75%가 학기 중 학업과 인턴십을 병행하며, 졸업 후 평균 3개의 잡오퍼를 받는다. MIT는 해외 유학생의 비율이 높은 학교로 학부생 가운데 유학생은 10%, 대학원으로 가면 그 비율은 40% 이상으로 훨씬 커진다.

▨ MIT 교육은 소화전으로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두꺼운 안경을 쓰고, 커다란 책가방을 맨 공부벌레들이 가는 학교, 앞뒤 가릴 것 없이 도서관만 향하는 과학 천재들만 모여있을 것만 같은 학교, MIT. 하지만 캠브릿지에 위치한 캠퍼스를 방문해 보면 이내 그 또한 MIT에 대한 편견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클럽에서나 볼 것만 같은 총천연색 펑크 머리를 한 남학생도, 긴 머리 예쁘장한 얼굴에 청초롬하게 차려 입고 큰 전공책을 끼고 걸어가는 여학생도 알고보면 다 MIT출신이라는 것.

재학생들과 만나 이야기해보면 MIT 학생 대부분은 노력파에 해당하지, 타고난 천재는 아니다. 천재로 소문난 학생도 가까이서 살펴보면 오히려 노력파가 많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이다. 연구가 너무 좋아 잠도 안자고 밥도 거르는 교수들을 보고 살다보니 학생들마저 노력파로 변모하게 된다는 것.

한 학생은 MIT 교육을 두고 “소화전으로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일반인들이 MIT에 대해 잘 모르는 사실 또 하나. 공과대학이지만 과학에만 취중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대학 못지 않은 높은 수준의 전공과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는 것.

음악, 전문 작곡 과정 뿐만 아니라 건축, 경영 면에서도 MIT는 앞서간다. 인근 하버드대학이나 뉴잉글랜드컨소바토리 등 대학과 연계해 교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심사에 맞는 프로그램과 교수를 만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 면학 분위기 가득한 도시 속, MIT

25만명의 학생이 모여 사는 보스턴은 그야말로 미국 내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고, 깨끗하며, 예의바른 사람들이 많기로 소문난 도시. 도시 전체가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와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앞장서기 때문에 다른 걱정 없이 공부에만 전념하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보스턴에 있는 수많은 대학 가운데 MIT학생들은 수준 높은 기숙사를 보유했다는 점만으로도 어깨를 으쓱할 만 하다. 찰스 강변 둑에 위치한 기숙사는 원하면 4년 내내 머무를 수 있으며, 최고급 시설을 누림과 동시에 렌트나 물가 높은 보스턴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재학생에 듣는 MIT, 대학원·학부 한인학생회 300여명 활약

매사추세츠공대(MIT)에는 한인 학생회 조직이 2개가 있다. 250명에 달하는 대학원 한인학생회(KGSA)와 50여명으로 추정되는 한인 학부 학생회(KSA) 등이다. 이 가운데 대학원 한인학생회가 캠퍼스 내 굵직굵직한 한국 관련 행사를 주최한다.

학부 학생회는 중국, 인도계에 이어 학부내 가장 큰 민족별 학생회이긴 하지만 한국 유학생과 한인 학생간의 벽이 여전히 존재해 그 전체 숫자를 파악하기에 어려운 감이 있다.

눈에 띄는 큰 교내 행사로는 9월 신입생 환영회와 10월 한국 영화제, 2월 코리안커피아우어 등 한 학기당 5~6개 정도가 있다.

그 외 한국어반 교실, 소규모 동아리 지원 등이 연중 내내 진행된다. 이런 행사 비용은 대표적인 한국 기업인 삼성, LG, 현대, SK 등이 후원을 받아 지원한다. MIT에는 공식 한국어 수업이 없다.

때문에 한인학생회가 진행하는 한국어반 수업은 한국 학생들의 자원봉사로 진행된다. 꽤 인기가 높아 한인 1.5세나 2세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관심있는 재학생, 한인 입양아 출신, 심지어 앞으로 한국 입양에 관심있는 학생도 와서 무료로 듣는다.

한인 학생 가운데 여학생은 10% 미만. 의료과학기술과 대학원생 김희숙씨는 “여학생들만의 사회 활동이 제한된 면은 있지만, 오히려 역차별로 이로울 때도 있다”며 “특히 좋은 여성 기숙사를 경쟁 없이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그 예”라고 말했다.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류상진씨는 “MIT도서관에 중국계 일본계 정기 간행물이 들어오는데, 한국 관련 간행물은 전혀 없다시피해 아쉽다”고 말했다.

교내 한인 학생에 대한 평판은 ‘우수하다’ ‘잘 뭉친다’ ‘의지가 강하다’ ‘경쟁력이 강하다’ ‘커뮤니티 봉사 성격이 강하다’는 것. 학과마다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학과별 논문자격시험에 통과하지 못해 돌아가는 학생이 많은 편이지만 타민족의 경우 그 수가 절반에 달하는데 반해, 한인 학생은 8명 중 1명꼴로 적은 편이다.

대학원 내 한인 학생을 많이 뽑는 인기 전공의 경우 기계과, 전기과, 재료과 순이다.

입학국 제인 로빈슨 부국장 '올해 경쟁률 11%로 기록적'
전세계 60개국 인터내셔널 학생이 절반 차지

“동점자가 무수히 발생하기 때문에 취미, 경력 등이 있다면 이를 함께 낼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캠퍼스가 녹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던 3월의 어느 봄날 만난 입학국 제인 로빈슨 부국장(사진)은 수많은 학생이 MIT의 문을 두드리는 만큼, 동점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점수가 아닌 실력과 사람 됨됨이를 보여줄 수 있는 각종 자료들을 입학원서와 함께 보내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추천서는 단 2통만 보내도 좋습니다.
3~5통을 보낸다해도 다 읽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다만 여러 장의 추천서를 다 보내고, 다 읽히기를 원하면 원서 자체를 미리 보내 입학사정관들에게 충분히 다 읽을 시간을 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어 로빈슨 부국장은 취미로 한 기타 활동이나 봉사 경력이 있다면 입학사정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MIT가 원하는 인재상은 단순히 과학만 잘하거나, 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프레젠테이션할 지 아는 학생, A학점을 받은 수업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B학점을 받은 수업도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며 배움의 즐거움을 깨닿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학생, 아프리카 기아 문제에서 태양열 활용, 지구 물 부족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관심을 가진 학생 등 기준이 다양합니다.”
입학 사정에 있어 인터뷰는 필수다. 전화상으로 할 수도 있고, 동문 선배와 만나 할 수도 있다. 개중에는 원서 접수 후 먼저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요청하는 적극적인 학생도 있다. 이 때가 추가 추천서나 경력 사항 등을 소개하기 좋은 기회임도 놓치지 말자.
시험 점수가 높아야 들어갈 수 있지만 “600~700점 맞은 과목을 800점으로 올리기 위해 시험을 다시 칠 필요는 없다”고 로빈슨 부국장은 강조한다. 오히려 기타 분야에서 추가 점수를 딸 가능성이 있기 때문.
SAT II 서브젝트 테스트는 2개를 내야 하는데 반드시 1과목은 수학, 다른 1과목은 과학이어야 한다.
AP의 경우 몇 학년때 무슨 과목을 쳤는지, 시험에서는 몇 점을 받았는 지, 수업의 수준은 어떠한 지를 꼼꼼히 보는 편. MIT에 입학하게 되면 1학년땐 적성을 판단하기 위해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전공 과목을 찾게 된다. 특히 1학기엔 패스/논패스의 시험밖에 없기 때문에 부담없이 공부하게 되며, 실제 학점은 2학기때부터 받는다.
대부분의 학생이 복수 전공을 선택하며, 부전공이나 커뮤니티 코스까지 밟은 부지런한 학생도 많다. 특히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건축 과목이 복수 또는 부전공으로 인기가 좋다.
MIT가 자랑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세계 유수의 기업 또는 기관과 연계해 해외로 연수를 보내주는 것. 영국 캠브릿지 대학, 독일 BMW, 도쿄 구글사, 홍콩 증권사 등 관심사에 따라 그 분야 최고의 기업 또는 기관에 가서 직접 현장에서 배우고 실력을 쌓게끔 지도한다.
보스턴=송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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