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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C 카운티 병원탐방 고영란 수녀 간호사 '기본적인 인권존중 부러웠다'

이번 방문단에서 유일하게 수녀이면서 간호사인 고영란(앤 데레사.사진) 수녀는 현재 부천에 위치한 가톨릭 병원 산하의 성가(Holy Family) 병원에서 12년째 간호사로서 일하고 있다. 2시간이 넘게 소요된 병원 견학동안 항상 제일 앞에서 열심히 메모를 하며 경청한 고수녀에게 소감을 물어 보았다.

- 둘러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우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일하고 있는 성가병원은 50년 전에 사회 속에서 소외되고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시작됐고 지금도 근본 목적은 변함이 없다.

또 나름대로 잘해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곳 카운티 병원에서 저소득층의 환자들을 대하는 태도와 무엇보다 그들이 제공하는 의료시설과 비교하면 너무 대조가 된다."

- 특히 어떤 점이 그러한가?

"솔직히 말하면 이곳의 새로운 의료시설은 한국의 일류급(?) 병원과 비교할 때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한국이 더 좋다고도 말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 이곳의 의료 시설이 저소득층을 위한 것이란 점이다.

특히 아까 안내할 때 미국인이 설명한 것처럼 일단 병원에 와서 의사를 만나기 전까지는 법적으로 '의료보험 있는가 치료비가 있는가'라고 묻지 못하도록 했다는 말을 듣고는 역시 기본적인 인권존중에서 아직도 한국이 따라가려면 멀었구나 하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 외래 환자 대기실 환자들은한국과 차이가 있는가?

"우리 동료 간호사들과도 얘기했지만 이곳 환자들의 표정은 한국보다 훨씬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한국에서는 좋은 병원에 가봐도 환자들이 뭔가 여유가 없고 짜증스런 표정이라 바라보는 사람들까지 마음을 무겁게 하는데 아까 대기실의 많은 환자들의 표정에는 그런 감이 없었다.

환자로서 느끼는 경제적인 불안감이 우리보다 적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권에서 역시 앞선다는 느낌이 온다. 그래서 수도자로서 더욱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 같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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