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양어머니는 나의 힘' 입양아 출신 소방국 부국장
이밀 맥 LA소방국 부국장 'LA시 아시안상' 수상
박수 갈채가 쏟아지던 순간, 주름 가득한 팔순 노모의 ‘검은 얼굴’에 눈물이 가득 번졌다.
세상 모든 어머니가 그렇듯 아들이 고맙고, 사랑스럽고, 대견해서다.
비록 얼굴색은 다르지만 애지중지 길러온 막내아들 이밀 맥(51) LA시소방국 부국장을 향한 언딘(87) 여사의 시선은 그 눈물 만큼이나 뜨거웠다.
24일 아들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입양아 출신으로 한인으로서는 최초로 LA시소방국 부국장에 임명됐던 아들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LA시가 선정하는 올해의 아시안상 격인 ‘스피리트 어워드’를 수상했다.
수많은 사람의 박수갈채가 쏟아진 시청 행사장 한구석에서 언딘 여사는 말없이 감격을 훔쳤다.
“행복하지…, 아들이 상을 받는데 얼마나 좋아요.”
왜 안그렇겠는가. 48년전 한국 고아원에서 입양해올 때 비행기도 못 탈 정도로 몸이 약했던 아들이다.
입양단체에서 다른 아이를 고르라고 했지만 ‘이 아이가 아니면 싫다’고 운명처럼 가슴에 품었던 아들이 지금은 LA소방국 서열 2위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날 맥 부국장은 연단에서 “25년전 돌아가신 아버지와 오늘 이자리에 오신 어머니께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해 어머니를 또 한번 울렸다.
맥 부국장은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을 베풀기 위해 입양을 계획중이다.
하지만 녹록치 않다. 한국의 입양 관련법이 내국인에 비해 연령 제한 등 외국인에게는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행법을 바꿔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맥 부국장은 5월13일 한국을 방문한다. 역시 입양아 출신인 최석춘 MPAK(한국입양홍보회)회장과 동행하는 이번 한국행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맥 부국장은 “이젠 내가 보은할 차례라고 생각한다”며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공직자중 한사람으로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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