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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김의 '부동산 이야기'] 최고의 부동산 투자처는 바로 옆집

그레이스 홈 부동산 대표

명동, 충무로가 서울의 중심 상권으로 자리잡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패션과 까페 문화를 이끌던 거리에는 언제나 젊은이들의 행렬로 활기가 넘쳐 났었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웅성 웅성 몰려 있는 곳으로 눈길이 가게 되고, 왠지 모를 궁금함에 그 군중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보게 된다.

대부분 리어카에다 옷, 핸드백, 액세서리, 주방 용품을 쌓아 놓고 팔고 있는데, 모두들 물건을 고르느라고 정신이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한 광경을 접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물건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어진다. 그것이 꼭 필요한 것인지, 품질과 가격이 어떠한지는 이미 안중에도 없이 그러한 분위기 속으로 빨려 들어갈 뿐이었다.

지난 주에 어떤 고객 분께서 수년 전에 웨스트 버지니아에 있는 땅을 구입하였는데, 경제 사정으로 인하여 처분하고 싶은데 팔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느냐고 문의를 해오셨다.

수풀이 우거진 쓸모 없는 그 먼 시골의 땅을 왜 구입 하셨는지를 물어보니, 그때는 곧 개발되면 대박이 터질것이라고 증언하는 미국인 토지 개발 회사를 내세운 한인 부동산 회사의 세미나에 친지들과 함께 참석했다가 내 땅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채, 모두들 한 필지씩 사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 미 대륙에서 가장 직업 창출이 안되고, 개발이 느린 주로 꼽히는 그곳을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땅으로 알고 샀지 만, 지금은 팔 수도 없고, 렌트를 줄 수도 없고, 농작물도 경작 할 수 없는 즉 인컴이 전혀 나오지 않는 땅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조지아 주에도 한인들 사이에 투기 바람이 분 적이 있다. 조지아 주의 부동산 라이센스도 소지하지 않은 업자들이 간 지역 신문에 전면 광고를 내고 그곳으로 내려가 상주하면서 공항 픽업은 물론, 저녁 식사와 호텔까지 제공하는 최고의 서비스로 인하여 그곳을 일단 방문한 사람들은 덥석 집 한채 씩 계약하고 돌아 오곤 하던 일도 있었다.

‘황금의 땅, 기회의 땅 라스베가스에 투자하세요’라는 광고가 범람하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도 황량한 사막, 한 모퉁이의 땅 문서를 들고,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 경위들을 살펴 보면, 우선 인간 탐욕의 본성이 문제이겠지 만, 피라미드 마켓팅의 주요 기법이기도 한 세미나를 통한 분위기 띄우기, 즉 밴드웨건(다수의 뜻이 진리로 판단됨)효과를 노리는 상술을 간파하지 못함에 있다고 본다.

점심을 준다며 시간 많은 노인들을 모아 놓고, 자존심을 자극하거나, 군중 심리를 이용하여 물건을 파는 한국식 경로당 분위기 속에서 행해지는 부동산 투자 세미나는 어느 곳에서든지 마땅히 근절되어야 한다.

부동산 투자로는 옆집을 사라는 말이 있다. 내가 가장 잘 알고있는 내가 사는 지역, 내가 언제든지 눈으로 볼 수 있으며,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달려 갈 수 있는 곳, 일확천금을 꿈꾸는 탐욕의 대상이 아닌 작은 꿈을 성실히 이루어 나갈 수 있는 곳, 바로 그 곳이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안정적이고, 안전한 최고의 투자처가 아닌가 싶다.

(문의: 703-625-8500 또는 blog.koreadaily.com/gracehomereal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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