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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잘 키운 딸 '골드미스' 결혼 안해 답답…틀에 맞춘 사위 구하기, 때 놓친 부모 '내탓이오'

'한국인과 하라' 닦달…타인종과 교제 반대, 종교 다르다고 퇴짜

한인 부모들의 ‘자식 사랑’은 세상이 알아줄 정도로 열성적이다. 이에 보답하듯 좋은 성적으로 학교를 마치고, 전문 분야에 진출하는 자녀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부모의 헌신도 한계에 부딪칠 때가 온다. 결혼이다.

공부야 ‘빚을 내서라도 시키면’ 되는 일방통행이지만, 결혼은 상대방이 있는 쌍방통행이다.

아무리 부모지만 사람의 마음을 강제로 묶을 수는 없는 노릇. 잘 키웠는데 ‘짝’을 못 만난 자녀를 보고 한숨 짓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김성만(65·가명)씨는 36살 난 딸 에이미(가명)의 눈치를 보고 산다. “뭔가 잘못된 건 틀림없습니다. 독신주의도 아닌 딸이 30대 중반을 넘어서도 결혼할 생각을 안 해요. 퇴근하고 들어와 TV나 보고, 주말에도 빈둥대는 걸 보면 짜증이 치솟습니다. 그렇다고 연애나 결혼이야기 하면 야단을 치니.”

에이미는 세 살때 미국으로 와 사실상 2세다. 명문 UC버클리를 졸업하고 현재 금융회사에 다니고 있다. 재정적으로 충분히 독립할 수 있는 여건이었지만 부모와 함께 10여 년을 살고 있다. 김씨와 아내도 괜히 딸이 밖에 사는 것보다 자주 볼 수 있고 챙겨줄 수 있어 괜찮다는 입장이다.

김씨의 아내 명주(63·가명)씨는 딸과 싸우는 것도 지친 상태라고 했다. “안 한다기보다는 포기한 것 같아요. 그렇게 똑똑하고 쾌활했던 애가 집구석에서 저러고 있는 꼴을 보면 울화통이 터집니다.”

아버지는 딸이 결혼 안(못) 한 이유 중 큰 것은 ‘부모 잘못’이었다고 털어놨다. “돌이켜보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꼭 한국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주입했어요. 대학때는 중국계와 히스패닉계 남자 친구와 사귀는 것을 결사 반대했고요. 그러면서 ‘넌 똑똑하고 예쁘니까 아주 좋은 한국남자를 만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김씨는 에이미가 28살때 경제력도 괜찮고 능력있는 1.5세 한국 남자와 사귀게 됐지만, 그 쪽이 홀어머니라는 것을 알고 말렸다고도 했다. 또다른 한국 남자는 종교가 기독교가 아니라는 이유로 말렸다.

“저나 아내나, 딸 모두가 기다리다보면 좋은 배필을 만날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외모나 학력, 직업 등에서 속된 말로 딸이 경쟁력이 있다고 봤어요. 하지만 아차하는 순간 세월은 화살같이 흐르더군요.”

어머니는 “딸아이가 좋은 대학에 졸업하고 근사한 직장얻을 때는 ‘미국와서 자식 농사 잘 지었다’고 감격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제대로 못 키웠다는 자책감이 밀려온다”고 털어놨다. 부모가 너무 따지고 잰 죄가 있다고 했다.

최상태·신승우 기자 st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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