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자제…대화 시도부터 하라' 경찰아카데미 훈련현장 가보니
100여 범죄현장 시나리오 맞춰
'올바른 상황판단' 기르기 최선
이에 LAPD 훈련생들을 대상으로 사격, 순찰차량 주행 및 전술 등을 집중 교육하는 에드워드 데이비스 경찰학교를 찾아 LAPD의 총기 사용 규정을 살펴봤다.
"꼼짝마! 무기를 버려라!"
15일 오전 10시 그라나다 힐 지역에 있는 에드워드 데이비스 경찰학교엔 우렁찬 함성과 총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정문을 통해 학교 내부로 들어가자 전술 훈련장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한 교관이 10여명의 훈련생에게 용의 차량을 멈춘 후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관은 훈련생들에 "아무리 용의자라도 총기 사용은 최대한 자제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최우선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곳에서는 150여명의 교관이 400여명의 훈련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훈련장 안내를 맡은 폴 안 교관을 따라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사격장. 요란한 총성이 쉼없이 울려퍼진다.
임 교관은 "사격은 모든 경관이 갖추어야 할 기본 기술이지만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훈련"이라며 "실제 범죄 현장은 영화와 다르다. 수 많은 돌발 변수가 있기때문에 훈련생들에게 총기 사용의 위험성과 결과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할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사격장 옆에 있는 건물에 들어가자 대형 스크린 앞에서 두 명의 훈련생이 조를 이뤄 사격 모의 훈련이 한창 진행중이다. 컴퓨터엔 100여개의 범죄 훈련 시나리오가 저장돼 있다. 훈련생들은 주어진 시나리오에 맞춰 '상황판단'을 한 뒤 '총기사용 여부' 등을 결정해 범죄 현장 진압을 해야한다.
스크린에 한 경관이 나와 병원 내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해 설명을 한다. 곧이어 총성이 들리고 비명 소리가 이어지자 두 명의 훈련생은 긴장한 표정으로 총을 꺼내 든다.
훈련생들이 학교 내부로 이동하자 인질의 머리에 총구를 겨눈 용의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한 훈련생이 다급한 목소리로 "꼼짝마! 무기를 버려라!"고 외치지만 용의자의 총격이 이어지고 대응 사격이 벌어진다. 하지만 인질은 사망했고 상황이 종료됐다.
뒤에서 지켜보던 교관의 호된 질책이 이어진다. 훈련을 지휘하던 덕 오덤 교관은 "너희들의 미숙한 판단력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불호령이 떨어진다.
곧이어 두 번째 모의훈련이 시작된다.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두 훈련생 앞으로 총을 든 남성이 걸어간다. 훈련생들이 정지 명령을 내렸지만 총격은 가하진 않았다. 이를 무시한 용의자가 교실로 들어가 여학생에게 총격을 가한다. 훈련생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이를 지켜보던 안 교관은 "LAPD 훈련 원칙은 총보다 '대화'가 앞서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훈련생들이 총기 사용을 자제한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100%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그는 또 "LAPD는 출동 현장 총기 사용에 있어 B.A.L.K 를 강조한다"며 "피해자와 용의자의 신원(Back ground)과 연령(Age) 결과(Last result)와 주변 지식(Knowledge of circumstance)에 따라 모든 상황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모의 훈련의 목적은 올바른 상황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위한 것이라고 교관들은 입을 모은다. 훈련장을 뒤로하며 안 교관이 말했다.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친다는 게 가장 어려워요. '대화'가 이뤄진다면 총기 사건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곽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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