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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오바마와 노무현

봉화식/통합뉴스부 차장

건국 233년만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첫 해외순방을 마친 후 대중적 인기가 더 높아가고 있다.

지난주 G-20회담을 통해 국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한 새내기 리더 오바마는 취임 3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남을 배려하는 태도와 진솔한 언변으로 강대국 리더들의 마음을 휘어잡으며 미국의 이미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특히 전임 조지 W. 부시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비슷한 '막가파' 언행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장점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선거혁명을 이룬 미국 국민들의 여론 역시 그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CBS.뉴욕 타임스가 취임 11주일을 맞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의 국정 전반에 대한 지지도는 66%에 달했다. 불만 표시 비율은 24%에 그쳤다.

CBS는 "거의 모든 민주당 지지자들과 무당파 유권자 대다수가 오바마에게 호의를 보였으며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31%로 선전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미국의 대통령이 존중받고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67%였으며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경우는 18%였다.

2006년 6월 부시를 상대로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은 고작 30%였다. 이쯤되면 첫 유색 인종 대통령에 대한 일부의 우려와 비난이 기우였음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오바마는 도발적인 언사와 행동을 배격한다. 그는 예의 바르게 처신한다.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과 철학을 존중하고 또 존중한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한다.

터키 방문을 마친뒤 바그다드를 깜짝 방문한 오바마는 "이제 이라크인 스스로 국가와 주권에 대해 책임을 떠맡을 때가 됐다"며 미군의 2011년말 철수 방침을 재확인 이라크 시민들을 안심시키는 용의주도함을 과시했다. 앞으로 미군에 대한 적대적 테러를 방지할 명분을 제공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군은 이라크가 민주적 국가로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했으며 이는 대단한 업적"이라며 피를 흘린 자국 군대의 역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화해의 제스처는 '최대 골칫거리'를 향해서도 이어졌다. "미국은 이슬람을 존중한다"며 적대관계였던 회교에도 적극적인 손짓을 보낸 것이다. G-20 모임에서 '종교계 끌어안기' 행보에 나선 오바마는 이스탄불 호텔에서 이슬람.그리스 정교.아르메니아 정교.유대교 등 각 종교계 지도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눴으며 "미국은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드는데 기여한 무슬림 신앙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며 적극적인 공경을 표시했다.

또 비잔틴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는 아야 성소피아 성당과 17세기에 지어진 이슬람 사원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블루 모스크)까지 찾았다.

이슬람 신자인 부친을 두고 본인 자신도 '후세인'이란 미들네임을 지닌 오바마의 호소는 진정성을 담으며 세계 평화 구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새로운 리더 오바마의 남다른 처신과는 대조적으로 퇴임하자마자 천문학적인 뇌물수수로 검찰 조사를 앞둔 한국 대통령 가족의 모습이 교차하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덕분에 모진 꼴 안봐 천만다행"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창피한 스캔들이 꼬리를 무는 조국의 '대통령 자화상'은 과연 언제쯤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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