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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짧다고 해고라니…' 찰스 김 초등학교 그레이스 윤 교사

타운 토박이로 개교 때 부임
맡은 19명 학생들 모두 한인

"정들었던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이 가장 겁나요."

지난 달 초 LA통합교육구(LAUSD)로부터 핑크색 해고 경고장을 받았던 찰스 H. 김 초등학교 교사 그레이스 윤(29.사진)씨.

윤씨는 찰스 H. 김 초등학교 전체 33명의 교사중 해고 경고장을 받은 21명에 포함됐다.

해고 경고장을 손에 쥐었을 때 아이들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는 윤씨는 "8살때 미국으로 이민을 와 LA한인타운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졸업식 스피치 때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얘기해 이제 이루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윤씨는 또 "사랑하고 아끼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한인 이름을 딴 신설 학교에 부임해 교사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꼈다. 이 학교는 제2의 고향이다"라며 "하지만 경력이 짧다는 이유로 해고 경고장을 받았을땐 앞이 캄캄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지난 2006년 찰스 H. 김 초등학교가 개교를 한 뒤 부임을 했으며 2년 반째 이 학교에서 킨더 가튼 학생들을 가르치며 한국어 이중 언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윤씨의 반엔 전체 19명의 학생이 있으며 이들 모두가 한인학생이다.

그는 한국에서 이민을 와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아이들이 활기차게 변하는 모습을 볼 때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윤씨는 "처음 이민을 와 학교에 오신 학부모들이 학교를 방문한 뒤 미국에서 한국어 교육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놀라워했다"며 "아이들이 미국에서 자라고 있지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선 이중언어 교육이 필수"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LAUSD 이사회가 교사 해고안에 대한 투표를 연기해 일단 안도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윤씨를 포함한 학교의 교사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씨는 "학부모님들의 지원 덕에 좋은 결과가 나온것 같아 일단 안심"이라며 "하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아이들 수업에 지장이 갈까봐 선생님들이 내색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그래도 윤씨를 포함해 해고 경고장을 8명의 한인 교사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다짐했다고 한다. '꼭 이 학교에 남아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겠다고'.

곽재민 기자jmkwa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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