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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영화] 미세하게 흔들리는 그 여자

파 프롬 헤븐(Far from Heaven)

그녀에겐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고 언제나 굳건한 가정의 평화가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믿었다. 모든 조건이 완벽했기에. 그러나 삶은 개인에게 늘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아주 작은 돌 하나로 잔잔한 호수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듯이 그녀의 철옹성 같던 행복은 아주 단순한 거짓 하나에 사정없이 무너지고 만다.

물감으로 물들인 듯 선명한 가을 단풍 아래로 파스텔톤의 스테이션 왜건이 평화롭기만 한 코네티컷 마을의 어느 집 앞에 선다. 평온한 일상이다.

단정한 곱슬머리에 쉬폰 실크 스카프를 한 주인공 캐시(줄리안 무어)의 집엔 바로크 장식과 정돈된 장식장 깨끗이 닦여진 테이블들로 모든 게 흐트러짐없이 제자리에 있는 것 같다. 그녀가 소중하게 가꾸어온 사랑도 그렇게 제자리에 있을 줄 알았다.

그날도 다를 바 없었다. 캐시는 늦게까지 회사에서 일하는 남편(데니스 퀘이드)을 위해 도시락을 싸들고 사무실로 향한다. 반갑게 문을 연 그녀 앞에 남편이 있었다. 다른 남자와 키스하고 있는 남편이.

자기가 본 것을 믿을 수 없는 캐시. 남편은 사실대로 고백한다. 그는 오래 전부터 다른 사랑을 갈망하고 있었다. 도저히 인정하고 용납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캐시는 이런 남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이건 병이라고 잠시 비정상인 상태로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마이애미로 훌쩍 함께 여행도 떠나보지만 남편의 우울증은 날로 심해져 간다. 그 무렵 새로 온 정원사 레이몬드는 친구에게조차 말할 수 없었던 나의 비밀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사심없이 그에게 속내를 털어놓고 나면 지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곤 한다.

서로가 달랐지만 함께 있으면 편하고 좋은 우린 둘도 없는 친구 같았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걸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사랑을 고백해 오는데.

1995년 더글라스 서크의 '천국이 허락한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은 토드 헤인즈 감독의 작품으로 사랑의 표면 아래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틈에 주목함으로써 보다 새롭고 깊이 있는 멜로드라마를 완성해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2002년 개봉 당시 LA 비평가 협회 뉴욕 비평가 협회 베니스 영화제 전미 비평가 협회 등의 여러 상을 휩쓴 이 영화는 여주인공역을 맡은 줄리안 무어의 미묘하고 섬세한 연기에 힘입은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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