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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영화] 진정한 사랑과 나를 찾아서

여인의 초상(The portrait of a Lady)

아름답고 총명한 여인 이자벨 아처는 부모와 사별한 후 고향인 미국을 떠나 백부가 있는 영국으로 건너온다.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에 반한 수많은 귀족들이 프로포즈를 하지만 격정적인 사랑을 원하는 이자벨의 마음을 누구도 채워주지 못한다.

한편 이자벨을 오랫동안 말없이 사랑해온 사촌 랄프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모든 유산이 그녀에게 상속한다.

이자벨의 재산을 노린 멜 부인은 애인 오스몬드에게 이자벨과 결혼하도록 종용하고 오스몬드는 의도적으로 이자벨에게 접근한다. 이를 까마득히 모르는 이자 벨은 오스몬드의 마력에 끌리고 3년 뒤 그와 결혼한다.

열정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결혼했으나 돈을 노린 접근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깨닫고 결혼생활의 유일한 위안이었던 오스몬드의 딸 팬지도 사실은 멜과 오스몬드 사이에서 난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결국 오스몬드와 헤어지고 죽어가는 랄프에게로 돌아온 이자벨은 그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 깨닫게 된다. 결국 랄프는 죽고 그녀를 사랑해왔던 또 다른 남자인 굿우드가 다시 그녀에게 청혼해오지만 그녀는 진정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청혼을 거절한다.

이 영화는 19세기 유럽 상류층을 배경으로 운명적이고 열정적인 사랑을 갈구하는 여인이 진정한 사랑과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심리주의 소설가인 영국의 문호 헨리 제임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뉴질랜드 출신의 여성 감독 제인 캠피온의 또 다른 여성영화다.

'여인의 초상'은 멜로 드라마의 틀을 따르고 있다. 이는 제인 캠피온에게 새로운 것이 아니다. '피아노' 역시 아다(홀리 헌터)와 두 남자의 사랑이라는 멜로 드라마 구조를 빌렸던 것. 제인 캠피온은 이같이 대중적인 어법으로 '여성의 언어' '여성의 목소리'라는 만만치 않은 주제를 풀어갔다.

'여인의 초상'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그러나 가끔 캠피온은 고전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깨트리는 장면들을 삽입한다.

이자벨의 성적 판타지를 보여주는 몽상 장면이나 흑백 무성영화 필름을 보는 듯한 세계여행 장면이 그렇다. 니콜 키드먼과 존 말코비치 등 일급 연기자들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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