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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식도락 시네마 4편, 맛있다···눈물 날 만큼 맛있다

여기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군침 도는 식도락 시네마 5편을 소개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이들 영화는 반드시 식전경하기 바란다. 영화가 끝난 후 이전엔 상상도 못했던 식욕이 몰려올 것이다.

▷라따뚜이 (Ratatouille)
쥐에게 요리를 맡기느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게 낫다고 믿는 사람들 닥치고 기립박수 치게 만든 영화.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는 당연할뿐더러 요리 영화의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찬사 역시 아깝지가 않다.
절대 미각을 타고난 생쥐 한 마리가 프랑스 최고 요리비평가마저 감격의 눈물을 쏟게 만든 요리를 만들어낸다는 순 거짓말 같은 이야기에 입으로는 군침을 눈으로는 눈물을 동시다발로 흘리고 앉아있는 우리는 뭐지? 2007년 아카데미상이 뽑은 최고의 애니메이션이자 당신의 요리 본능을 자극할 최고의 요리 영화! 하물며 쥐도 하는데….
▶이 장면!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전통 요리 라따뚜이. 잘하는 집에 찾아가 직접 제 입으로 먹어볼 때 비로소 영화의 감동은 완성된다.
▷사랑의 레시피 (No Reservations)
한동안 뜸했던 주방장 연애질 영화의 심기일전. 뉴욕 맨해튼 고급 레스토랑 주방장 케이트는 피도 눈물도 없다. 오직 최고 요리사가 되겠다는 야망만 있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 홀로 남겨진 조카를 집으로 데려와 놓고 어찌할 줄 몰라 쩔쩔매는 그녀 앞에 나타난 새로운 부주방장 닉.
이 남자는 피도 눈물도 있다. 오직 최고 요리사가 되겠다는 야망만 없다. 결국 전혀 다른 요리 재료가 한 음식 안에서 어우러지듯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티격태격 맛있는 사랑을 키워 가는 이야기.
▶이 장면! 뉴욕 최고급 레스토랑 요리를 100분 내내 '눈팅'하는 즐거움. 그림의 떡도 많이 보면 배부른 법이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My Blueberry Nights)
별것도 아닌 이야기를 별것처럼 그려내는 재주 하나는 단연 세계 최고인 감독. 처음으로 영어 쓰는 영화를 만든 결과 신통치 않다며 평론가들에게 욕깨나 얻어먹은 이 영화도 이른바 '왕자웨이 스타일'이 뽐내는 마성의 유혹 하나는 뿌리치기 힘들다.
외로운 연인들이 블루베리 파이 덕에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고 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
주드 로처럼 잘생긴 카페 주인이 내미는 파이라면 발로 만들어도 맛있을 텐데 심지어 손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니 여성 관객들 입에 고이는 군침은 파이 때문인가 남자 때문인가.
▶이 장면! 잠든 여자 입술에 묻은 생크림을 닦는 척 슬며시 입술 포개는 남자. 죽기 전에 꼭 한 번 따라 해보고 싶은 라스트 신.

▷카모메 식당

'안경'의 감독이 만든 또 한 편의 역마살 식도락 시네마다. 낯선 곳으로 떠나 천상의 맛을 경험하고 돌아온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의 영화다.
이번엔 핀란드다. '카모메(갈매기) 식당'을 차려놓고 파리를 날리고 앉아있는 일식당 주인 사치에. 우연히 만난 일본인 여행객 미도리와 마사코가 합류하면서 카모메 식당이 파리 대신'끗발'을 날리게 된다는 참 소박한 이야기.
하지만 그들이 선보이는 요리는 결코 소박하지 않다. 계란말이 시나몬 롤 돈가스와 오니기리. 여기에 최고의 드립 커피 맛을 내는 팁까지. 가르침이 자세하고 디테일이 섬세하다.
▶이 장면! 영화에서 이렇게 탐나는 주방을 본 적 있는가. 주방 개조를 꿈꾸는 모든 주부들이 반드시 보아야 할 영화다.
김세윤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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