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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시설' 같은 LA 이민자 구치소, 좁은 방에 60명 '복닥복닥'

식수 없고 악취 진동, 몸 아파도 약도 안줘

LA 연방청사내 이민자 임시 구치소의 열악한 시설이 인권단체의 소송을 통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달 드러난 LA카운티 구치소의 충격적인 수감 실태〈본지 3월13일자 A-4면>에 이어 한달도 안돼 또 다시 정부 수감시설이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미국인권자유연합(ACLU) 남가주 지부는 1일 LA다운타운 연방청사 이민자 임시유치장에서 재소자들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있다며 이민세관단속반(ICE)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CLU는 청사 지하에 마련된 이 임시유치장내 재소자 수십명을 인터뷰 한 결과 불결하고 더러울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배려는 무시되고 있다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문제가 된 수감시설은 'B-18'로 불리는 임시유치장으로 ICE 요원에 의해 체포된 이민법 위반 사범들이 조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곳이다.

ACLU는 우선 수용인원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수감을 지적했다. 한방에 60명씩 총 200명 이상이 갇혀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하고 있다. 또 변기는 한방당 1~2개 밖에 없는데다 내부 청소도 제대로 되지 않아 악취가 코를 찌르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변기 옆 싱크대를 제외하고는 변변한 식수를 구할 수 없고 비누도 물론 없었다. 일부 수감자들은 몸이 아파 약을 요청해도 받을 수가 없었다고 ACLU는 주장했다.

최대 12시간 이상 수감시킬 수 없도록 정해져 있지만 20시간 갇혀있는 일도 다반사였다.

B-18 유치장에 2주동안 갇혔던 러시아 태생의 아나 수보로바씨는 "기본적으로 우린 동물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유치장 수감 대상은 불법체류자 비자 기간을 넘긴 여행자 망명자 형기를 마친 중범 이민자 등이다.

ICE측은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이라며 이번 소송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피했으나 전국 수감시설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한 여성수감자가 수갑이 채워진 채 출산하는 등 LA카운티 구치소의 충격적인 수감 환경이 공개된 바 있다.

정구현 기자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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