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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약 남용 실태] 한 내과의사 '양심 인터뷰' 환자 요구 물리치기 힘들어, 처방 거절하면 '다신 안온다'

약 효과 봤다는 소문 나돌면, 같은 약 구하려는 행렬 문제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30년간 내과 전문의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K씨에 따르면 한인 노인들의 약에 대한 집착은 도를 넘어섰다.

자신의 이름이 알려질 경우 의료계와 노인 환자들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거라는 의견에 따라 인터뷰를 익명으로 처리했다.

-한인 노인들의 약 남용현상이 심각하다.

"기본적으로 약은 몸에 좋은 물질이 아니다. 질병이 생겨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먹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하지만 노인들은 약을 많이 먹어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노인들은 무슨 약을 달라고 하는가.

"다수의 노인들은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판단할 기회를 주지 않고 다짜고짜 비싸고 좋은 약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의사나 약사들이나 알고 있는 어려운 약의 이름을 정확하게 써와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노인들은 아파트나 데이케어 센터 등에서 약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 누군가 새롭고 효과있다고 하는 약을 먹기 시작하면 금세 소문이 퍼져 같은 약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의 이름을 정확히 써오는 걸 보면 이해관계에 있는 전문가가 뒤에서 부추긴다는 느낌도 든다."

-약을 처방하지 않으면 되지 않나.

"안 된다고 말하면 다시는 오지 않겠다며 심지어 나쁜 소문을 퍼뜨려 망하게 할거라는 협박을 하는 경우도 있다. 메디케어가 있는 노인들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불이익이 두려워 약 처방을 남발한다는 것인가.

"한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치료비를 보장해주는 메디케어 환자를 누가 마다하겠는가. 노인환자 1명을 유치하면 치료는 물론 각종 검진을 통해 수익이 크게 늘어난다."

-약에 대한 부작용이 걱정되는데.

"하루에 약 10개를 먹어 소화가 안된다고 호소하며 소화제를 먹는 노인이 있었다. 나중에는 소화제 때문에 입이 건조해 진다며 새로운 약을 처방받았다. 결국 현재는 15개의 약을 매일 먹고 있다. 더 심각한 경우도 많지만 말하기 곤란한 케이스다."

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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