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 슈퍼 크런처] 시나리오만 보고도 영화 수익 맞추는 '그'
'티끌모아 태산'이란 옛말은 인터넷 세상에서도 통한다. 인터넷엔 하루에도 수억 아니 수백 조 개의 시시콜콜한 정보들이 쌓인다.슈퍼 크런처
이언 에어즈 지음, 안진환 옮김
뉴욕의 스미스씨가 월마트에서 딸기쨈 2통을 사고 부동산중개 사이트에 들어가 시세를 확인하고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읽고… 얼핏보면 쓰레기같은 정보들이다.
그러나 스미스씨의 정보가 홍길동씨나 와다나베 부인의 정보들과 뭉치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일 아침 스미스씨가 어느 웹사이트를 방문할지 홍길동씨가 언제 이혼할지 와다나베 부인이 1년 뒤 어떤 금융상품에 가입할지 알게 된다. 수많은 '쓰레기 데이터'를 요리해 새 정보를 뽑아내는 이들 덕분이다. 저자는 이들을 슈퍼 크런처라 부른다.
'대량의 데이터를 고속 처리하는 자'를 뜻하는 슈퍼 크런처는 새로운 종족이다. 기존의 전문가들이 감(感)과 직관 경험으로 앞날을 예측하고 분석했다면 슈퍼 크런처는 데이터를 사용한다. 몇 백 몇 천 개가 아니다. 페타바이트(1000조 바이트)급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 슈퍼 크런처의 강점은 방대한 정보와 실험을 활용한 객관성이다.
슈퍼 크런처가 데이터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촬영이 시작되지도 않은 영화의 예상 수익을 맞춰낼 수도 있다.
에파고긱스란 회사는 시나리오만 가지고 어떤 영화가 얼마나 벌지를 예측했는데 9편 중 6편의 예상 매출이 2백~3백 달러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영화흥행 전문가들의 예측은 잘해야 30%쯤 맞을 뿐이다.
정부의 정책 결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멕시코는 슈퍼크런칭을 활용한 빈민구제프로그램 '프로그레사'를 통해 빈민들의 교육과 주거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 판사의 성향을 분석해 판사들 자신보다 더 정확히 판결을 예측하고 경마 결과를 도박사보다 더 정확히 맞출 수도 있다.
저자인 이언 에어즈 자신도 대표적인 슈퍼 크런처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해 현상 이면에 숨겨진 경제 법칙을 알아내기를 즐긴다.
'괴짜경제학'을 쓴 스티븐 레빗과 함께 뉴욕타임스의 '괴짜 경제학' 블로그의 공동 칼럼니스트로 활약중이기도 하다. 에어즈는 누구나 슈퍼 크런처가 될 수 있고 돼야 한다고 말한다. 분석을 기다리는 데이터가 세상엔 무진장 널려있고 그런 데이터의 속내를 읽어낼 줄 알아야 성공도 따라온다는 이유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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