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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스크린에 마음 싣고···자유롭게 훨훨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카페
■더 폴:오디어스와 환상의 문(The Fall)
■다즐링 주식회사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어느 멋진 순간


보통에겐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 떠날 자유가 있을지 몰라도 보통사람에겐 떠나고 싶다고 마음대로 떠날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 법.

여기 당신의 방랑벽을 달래 줄 트래블링 시네마 5편을 소개한다. 이 근사한 여행에 필요한 건 오직 당신의 상상력과 2시간의 집중력뿐이다.

김세윤 <영화칼럼니스트>


왕년의 '딴따라' 가 뭉쳤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카페(Cafe De Los Maestros)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쿠바 어르신들을 위협하는 아르헨티나 노익장. 얘기는 이렇다.

1940~50년대 탱고 열풍을 주도한 왕년의 '딴따라'들이 하나 둘 공항에 모여든다. 각 악기 파트별 전설의 마에스트로 23명이다. 이윽고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쳐 궁극의 선율을 들려주는 순간 기어이 정신줄 놓고서 빠져들고야 만다.

당장 아르헨티나행 비행기 표를 끊고 싶게 만드는 탱고의 낭만이 뼛속 깊이 사무치고 진작 악기 하나 배워두지 못한 젊은 날은 땅을 치며 뉘우치고.



◇이 장면!

그분들이 탱고를 포기하지 않았듯이 탱고 역시 그분들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마지막 공연 장면.


■ 더 폴:오디어스와 환상의 문(The Fall)

장 보러 나온 어머니에게 '1+1'과 '떨이'는 도저히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감독에겐 CG란 놈이 그러하다.

천하를 얻은 듯 마음 든든한 마법의 기술 세상에 못 해낼 게 없는 이 문명의 빛나는 혜택을 극구 마다하고 오직 팔다리의 부지런함만 믿고 전 세계를 찾아 다닌 감독이 있다.

십수 년째 숱한 뮤직 비디오와 CF로 비상한 감각을 뽐낸 인도 출신 영상아티스트 타셈 싱이 그 분이다.

전 세계 18개국 26군데 명소를 돌아다니며 너무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초현실적인 온갖 비경을 카메라에 담아낸 영화.

캄보디아.몰디브. 브라질. 터키.체코.이집트…. 로케이션 장소를 일일이 셈하다 보면 겨우 열 개뿐인 손가락 숫자를 원망하고 마는 총천연색 영상 월드 투어다.

이야기 구상에만 15년 촬영하는 데만 5년. 병상에 몸져누운 단역 배우가 한 어린 아이에게 제 멋대로 지어내 들려주는'구라'를 입이 떡 벌어지는 마법 같은 판타지로 완성한 필생의 역작.

◇이 장면!

단 1초도 놓치지 마시라. 평생 다녀도 못 다닐 전 세계 비경을 눈이 아플 만큼 화려한 색감으로 포착해낸 영화를 다시 만나려면 앞으로 또 20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콩가루' 3형제의 자아 찾기
■다즐링 주식회사(The Darjeeling Limited)


콩가루 집안 3형제가 자아 찾기 기차 여행을 떠난다. 인도 횡단 철도를 운영하는 '다즐링 주식회사' 열차에 무작정 몸을 싣고 떠난 길에 예상 밖의 사건.사고가 그들을 기다리고 그보다 더 예상밖의 결말이 관객을 기다린다.

'로열 테넌바움'을 연출한 괴짜 인디 감독 웨스 앤더슨이 직접 인도 횡단 열차를 타고 다니며 써 내려간 이야기. 만일 이 헐렁하고 뜬금없는 로드무비가 코드에 맞는다면 같은 감독의 다른 여행 영화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도 강권한다.



◇이 장면!

삼형제가 싣고 다니는 근사한 색감의 루이비통 여행가방. 그래! 자고로 여행 충동은 예쁜 가방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런던에서 지중해 칸까지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Mr. Bean's Holiday)

미스터 빈 아저씨가 공짜 여행 상품에 당첨됐다. 우중충한 영국 런던에서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지중해 연안 프랑스 칸까지. 남들은 참 쉽게 가는 여행 코스를 이 양반 참 어렵게도 가신다.

타라는 기차를 안 타니 보는 사람 속이 타고 잡으라는 버스를 못 잡으니 옆 사람들 뒷목 잡는 여행길. 워싱턴 포스트가 말했다.

"만일 당신이 미스터 빈의 팬이 아니라면 이번이 팬이 될 좋은 기회다." 덧붙여 이렇게말하겠다. 만일 당신이 지중해에 가보지 못했다면 이번이 눈요기할 좋은 기회다.



◇이 장면!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한 미스터 빈의 즉석 거리 공연. 립싱크도 이쯤되면 예술 아닙니까.


와인농장서 인생 2막
■어느 멋진 순간(A Good Year)

삼촌이 돌아가셨다. 유산을 남겼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의 거대한 와인 농장! 에헤라디야~ 자진방아를 돌리며 기뻐하는 조카.
이걸 팔면 얼마나 손에 쥘까 계산기 두드리느라 정신 없는 사이 뜻하지 않은 인연이 시작되고 기대하지 않은 인생 2막이 열린다.
달콤한 와인과 눈부신 햇살 아름다운 여인과 광활한 농장을 모두 손에 넣은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여기 내 인생이 얼마나 쩨쩨해 보이는지.
◇이 장면!
진짜 고흐 그림은 아까워 금고에 넣어두고 가짜 그림만 걸어두며 감상하는 주인공의 회사 보스. 진짜 꿈은 계속 가슴에만 담아 두고 통장 잔액에 저당 잡힌 우리의 서글픈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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