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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베리'·'고기' 성공 비결, 웰빙···트위터···'문화 아이콘'으로 떴다

스타벅스 신화로 유명한 하워드 슐츠 회장으로부터 2750만달러의 투자를 받은 핑크베리의 현재 매장 수는 미전역에 100여개에 달한다.

최근 또 다른 한인 업체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이동식 포장마차 트럭에서 ‘김치 타코’를 팔고 있는 ‘고기(Kogi)’가 그 주인공이다. 중앙일보를 비롯해 뉴욕타임스, 비즈니스위크 등이 ‘고기’를 취재해 기사화했다.

4월 말까지 언론의 인터뷰 스케줄이 꽉 차있다는 게 ‘고기’측 설명이다. ‘핑크베리’와 ‘고기’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해본다.

경찰이 도왔다



'핑크베리'와 '고기'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데는 '경찰'이 큰 몫을 했다.

LA타임스는 웨스트 할리우드의 주차 티켓 발급이 급증하는데 주목했다. 원인을 추적하다 보니 발견한 곳이 '핑크베리'다.

핑크베리는 렌트비가 비싼 큰 길가에서 한 블럭 들어간 600스퀘어피트 소형 매장에서 시작했다. 주택가이다 보니 주차공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5달러짜리 프로즌 요거트를 먹겠다고 기꺼이(?) 68달러 주차티켓을 받은 고객이 매월 100명이 넘었다.

'고기'는 거리 모퉁이에 트럭을 세워놓고 이동하며 장사를 한다. '목'이 좋은 곳이라면 주차 위반도 감수한다.

한국이 포장마차를 단속하듯 미국 경찰도 이를 가만 둘 리 없다. '고기'를 쫓아내는 경찰 쫓겨가는 트럭 그리고 고기를 쫓아가는 사람들이 엉켰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트위터'(twitter)다.

문화를 팔았다

'고기'의 추종자들은 이 포장마차를 '바이러스성 레스토랑(viral restaurant)'이라고 부른다. 고기를 찾는 사람들은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고기'의 정보를 주고 받는다. 이들의 중심에는 '트위터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경찰의 주차단속을 피하느라 고기는 영업장소를 자꾸 바꿔야 했다. 당연히 손님들은 지금 고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았다.

고기는 다음 영업 위치를 트위터를 통해 추종자들에 알리고 있다. 고기는 소위 '번개 모임'에 익숙한 고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 셈이다.

핑크베리는 코케인처럼 중독성이 강하다는 뜻에서 '코케인베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핑크베리의 초기 소비자들은 '웰빙문화'에 중독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웰빙식단에 핑크베리를 넣었다.

핑크베리와 고기의 상품성은 애플 아이포드와 닮았다.

애플 아이포드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다. 음반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트렌드를 형성한 '문화 아이콘'이다. 핑크베리는 '웰빙' 고기는 '트위터'라는 문화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탐꾼이 붐볐다

'돈이 되겠다' 싶은 비즈니스 모델에는 항상 예비 창업자들이 몰린다.

핑크베리 1호점에는 프로즌 요거트를 맛보려는 고객도 있었지만 맛은 어떤지 매장은 어떻게 꾸며놨는지 손님은 얼마나 오는지 정탐하려는 사람들이 붐볐다.

그 후 각종 베리가 붙은 비슷비슷한 이름의 프로즌 요거트샵이 생겨났다. 최근들어 '고기'에는 양복을 입은 고객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들은 주문한 타코는 먹지 않고 그 속을 하나하나 뜯어본다. 김치나 배추를 어디서 사는 지 물어오는 백인도 있다.

우루루 몰려온 한인 중년여성 사이에서 "깨소금이 들어갔네" "키위가 들어갔네" 하며 "트럭을 얼마나 할까?" "면허를 받아야 하나?" 같은 말이 오가는 것도 흔해졌다. 고기를 모방하려는 사람들이다.

고기측은 "여기저기서 투자 제의가 줄을 잇는다"고 밝혔다.

이동식 포장마차 트럭에서 판매하는 김치 타코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기' 앞에 학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찾아가 봤더니…고객끼리 문자로 위치 알려줘
17일 오후8시 UCLA 캠퍼스 인근의 한 아파트촌 앞 길거리. 어두침침한 골목길에 '고기' 트럭이 서있다. 옆으로는 타코를 먹으려는 학생 10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UCLA는 요즘 중간고사 기간이다.
주변에는 LAPD 소속 경찰차 한대가 고기 트럭을 주시하고 있다. 몇분 후 LAPD 경찰관 한명이 고기 트럭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소방차 전용 차선(fire lane)에 주차를 해놨기 때문에 당장 차를 옮기지 않으면 티켓을 주겠다"고 경고한다.
학생들이 모여사는 아파트촌 주변은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트럭이 서 있을 만한 장소는 둘러봐도 없다. 하지만 고기 트럭은 당장 어디론가 움직여야 했다.
그러나 경찰관의 경고를 받은 고기와 줄서서 기다리던 학생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걱정하거나 놀라기는 커녕 심지어 태연한 표정이다. 한 두번 겪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기 트럭 안에 있던 한 직원이 "곧 다음 장소를 알려줄께요. 다시 봅시다"라고 외친 후 트럭을 몰고 훌쩍 떠난다.
30여분이 지났을까. 친구들과 함께 고기 타코를 먹기 위해 집에서 나온 다이앤 유후이(24.UCLA 약대)씨는 가방 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문자 메시지 한통을 확인한다.
내용은 이렇다. "새로운 장소를 찾았다. 베테랑(veteran)과 오퍼(Ophir) 길 인근이다. 우리의 타코는 영원하다."
트위터의 위력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기자도 학생들과 함께 부지런히 고기 트럭이 있다는 장소로 이동했다.
도착해보니 트럭이 새롭게 자리잡은 곳에는 이미 트위터를 통해 문자 메시지를 받은 수많은 학생이 새롭게 긴 줄을 만들고 있었다.
■트위터(twitter) = 미니 블로그 형태의 커뮤니티 사이트다. 이용자들은 PC 휴대폰 메신저 등을 통해 웹사이트에 글을 올린다. 상대방이 올린 글을 여러 형태로 받을 수도 있다. 글자 수를 140자 이내로 제한하기 때문에 매우 단순하고도 간편해 젊은층에 어필하고 있다. 트위터 피드(feed)는 인터넷 단문 메시지 송수신 서비스를 뜻한다.
이재희·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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