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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퍼포먼스'···그때와 달라! 4강 목표, 한인 자존심 높였다

'우승도 아닌데…먼저 샴페인?'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이었다. 통쾌한 승리 후 자랑스럽게 태극기를 마운드에 꽂던 바로 그 장면.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들은 17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일본과의 8강 승자전에서 4-1로 승리한 후 마운드에 정성스럽게 태극기를 꽂았다. 선발로 호투한 봉중즌과 1회 승리의 결정타를 날린 이진영이었다. 펫코파크를 찾은 한인들은 감동을 넘어 어떤 전율까지 느꼈다.

데자부가 아닌 똑같은 '태극기 퍼포먼스'가 시작된 것은 3년 전이다. 2006년 3월15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 마운드에도 태극기가 꽂혔었다.

상대도 다름 아닌 일본. 한국은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진갑용이 먼저 작은 태극기를 꽂았지만 허술하게 꽂힌 탓에 쓰러졌다.



이 때 서재응이 덕아웃에 있던 보다 큰 태극기를 들고 뛰쳐 나가 두 개의 태극기를 꽂았다. 경기장의 한인들은 열광했다. 강렬한 이미지였다. 언제가는 꼭 다시 보고 싶은 그런 장면이었다.

정확히 3년을 건너 뛴 17일. 4-1로 앞서던 9회 마지막 수비. 2사 2루에서 임창용이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4강행을 확정한 순간 한국 선수들은 다시 한 번 그 장면을 재연했다. 마치 3년 전 약속이라도 지키려는 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미국이나 쿠바 멕시코 등을 꺾었을 때도 없던 태극기 퍼포먼스. 일본을 상대로 했을 때만 더욱 선명하고 강렬하게 느끼는 것은 어쩔 수 민족 감정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 통렬한 태극기 퍼포먼스에 일본이 큰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 일본의 스포츠호치는 18일자에 한국 선수들의 행동을 두고 일본 선수들의 반응을 실었다. 마쓰자카는 "또 다시 같은 일을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이와무라는 "(지난 대회에서 한국이) 그렇게 해준 덕택에 우승할 수 있었다. 솔직히 좋은 기분은 아니다"라는 반응이었다. 스포츠호치는 또 한국과의 대결에서 1승2패로 열세에 몰렸지만 3년전 우승할 때도 똑같은 성적이었다면서 이번 패배를 길조로 생각하라는 희망섞인 주문도 했다.

특히 '기다려라 한국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며 1회 대회처럼 드라마틱한 행보가 일본에 잘 어울린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1회 대회 때 한국은 태극기 퍼포먼스 후 4강전에서 일본에 0-6으로 무너졌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게 아니냐는 반성도 있었다. 이번에도 한국은 당초 목표인 4강엔 안착했다. 멋진 퍼포먼스로 한인의 자존심도 드높였다. 하지만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게 있다. 마지막에 또 일본이 웃는 모습만큼은 보고 싶지 않은 것 말이다.

김문호 기자

[2009 WBC 특집 바로가기] '가자! 결승으로!' 한국 야구의 저력을 보여주는 야구 대표팀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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