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풀어본 환율, Q: 원화 가치 왜 많이 떨어지나요?
A: 외국인들 주식 팔고 돈 빼가 달러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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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화 가치가 달러당 1600원 가까이 떨어졌다 1400원대로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십원씩 오르고 내리는 일이 있어 안정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올 들어 원화 가치는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 동남아 국가보다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
한때는 국가 부도 위기를 맞은 동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1997년처럼 외환위기가 닥친 것도 아닌데 원화 가치가 왜 이렇게 떨어진 걸까요. 틴틴 여러분과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상황을 이해하려면 한국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주가가 오르는 날에는 원화 가치가 함께 상승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원화 값도 하락하는 때가 많다는 겁니다. 이는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들은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총액의 2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면 주가가 떨어지기 쉽습니다. 이들이 주식 판 돈을 도로 가져가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합니다.
외국인들이 지난해부터 주식을 팔고 달러로 바꿔 나가려 했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고, 원화 가치도 하락한 것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주식을 파는 것은 세계 금융위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진국보다는 한국 등 신흥 시장의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세계경제가 침체되면 해외 수요가 줄어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모든 상황이 외국인투자자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난해 한국은 64억1000만 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냈습니다. 외환위기가 시작됐던 97년 이후 처음입니다.
더구나 지난해엔 한국내 은행들까지 외국 금융회사에서 빌려온 돈을 갚기 위해 달러를 구해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한국내 외환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30억~40억 달러 수준입니다.
규모가 작다 보니 조금만 주문이 나와도 원화 가치가 크게 움직입니다. 이런 시장에선 단기간 거래로 차익을 보려는 투기세력이 개입하기 좋습니다. 실제 달러가 필요하지도 않는데 계속 사자 주문을 낸 뒤 달러 값이 오르면 이를 처분해 이익을 보려는 겁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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