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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칸 불체자 '힘든 미국 떠나자' 붐비는 티후아나 국경

'미국서는 일자리도 갈 곳도 없다.'

멕시코 출신 불법체류자들의 귀국이 늘면서 티후아나 국경의 출국 방향 차선이 혼잡을 빚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이는 최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불법체류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세관국경보호국(CBP)의 통계를 뒷받침하는 현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미국에 불법 체류하던 이민자들이 속속 귀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후아나 CBP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초부터 조금씩 늘어난 귀국자들이 날씨가 풀리면서 주말에는 국경 통과에 수시간이 걸릴 정도다.

신문은 멕시코와 미국 정부가 마약밀매 단속을 강화하면서 티후아나 국경 지역서 총격전과 납치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귀국자들은 멕시코가 미국보다 더 안전하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렌지카운티에서 8년 동안 거주하다 귀국한 이그나시오(28)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7번이나 추방되고 밀입국하는 생활을 반복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밀입국하지 않겠다. 이곳에 있는 것보다 내 나라에서 자유롭게 사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멕시코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남가주보다 적은 편"이라며 "미국에서 살면 좋은 교육을 받고 경제적 성공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믿었지만 불법체류자로 쫓기며 사느니 맘 편하게 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해 5월 미국에 넘어왔다가 고향인 멕시코 중부 톨루카로 돌아가는 길베르토 크루즈(38)도 "약속의 땅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미국에 대한 꿈을 키웠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허무할 정도"라며 "일거리도 없고 갈 곳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국토안보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밀입국자 체포 규모는 1976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국토안보부는 2008회계연도(2007년 10월~2008년 9월) 기간동안 70만 명 하루 평균 2000명의 밀입국자가 체포됐으며 이 규모는 연평균 체포규모가 160만 명을 기록한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절반 가량 떨어진 수치이다.

국토안보부는 미국내 경기 침체 외에 국경수비대를 추가 채용하고 멕시코 국경지역에 담장 설치작업을 지속한 것이 밀입국자를 감소시킨 요인으로 꼽았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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