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AIG···보너스가 웬말' 화난 오바마, 지급차단 방법 강구 지시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보험사 AIG가 거액의 보너스 지급을 결정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를 막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1800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받은 AIG가 간부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한 것과 관련, 단호한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면서 보너스 지급을 차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법적으로 AIG의 보너스 지급을 막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AIG의 보너스 파문을 직접 겨냥해 “AIG의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이 자그마치 1억6500만달러에 달하는 보너스를 어떻게 추가로 보장받게 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회사를 살려준 납세자들에게 이런 부당한 행위를 어떻게 정당화할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문했다.

또 “정부의 구제금융이나 수천만달러의 보너스 없이 매일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에는 많으며, 이들은 단지 소도시나 월스트리트, 워싱턴에 이르기까지 똑같은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가치문제”라고 AIG의 행위를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AIG의 보너스 지급을 막고 (이번 파문으로) 미국인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날 백악관에 모인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말했다.

이자리에서 그는 연설 도중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기침을 한 뒤 “화가 나서 말문이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까지 해 이번 사태로 얼마나 흥분돼 있는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이번 금융위기와 도덕적 해이를 몰고 온 부실한 금융규제의 현실도 함께 지적했다.

앞서 AIG는 지난 주말 “1억6500만달러의 보너스를 15일까지 간부들에게 지급해야 하고, 이는 전체 지불금 4억5000만달러의 일부”라고 밝혀 오바마 행정부 관계자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한편,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날 AIG의 에드워드 리디 최고영영자(CEO)에 서한을 보내 보너스를 받을 임직원의 명단, 그들의 실적에 대한 세부사항과 사내 역할 등을 즉각 제출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AIG 사태가 쉽게 가라않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