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경기 잊게 할 야구축제
불경기로 잔뜩 위축된 한인사회에 모처럼 신명날 판이 펼쳐질 모양이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일본을 꺾고 A조 1위에 오른 한국야구 대표팀이 미국에서 결선 라운드를 치르는 것이다.첫 대결은 오는 15일 오후 8시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B조 2위와의 한판 승부다. 이 경기는 승패를 떠나 단순한 야구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인사회에 활력을 불러 넣어주면서 우리를 하나로 묶는 한마당이 되기 충분하다.
한인사회가 벌써부터 들썩이는 것도 이를 공감하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직장 아니면 동창회 등 단체 입장권 문의가 본사로 쇄도하는 등 응원 열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일찌감치 공식 응원단인 '파란 도깨비'가 출범했고 한인상권과 한인대학생을 중심으로 파란 도깨비 후원회도 결성됐다. 재미대한야구협회를 비롯 샌디에이고 체육회 등 단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 한인들을 결집시키면서 재충전시킨 스포츠 경기를 우린 여러 번 경험했다. 90년대 후반 LA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 선수는 한인사회에 레저라는 쉼터를 선물했다.
그전까지 일밖에 몰랐던 한인들이 다저 구장을 찾아 이민 생활의 고달픔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다저 구장에서 한인들이 외친 함성에는 '한국인'이란 자부심도 배어 있었고 이는 자녀들에게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주기도 했다.
3년 전 제 1회 WBC 경기에서 한국팀의 선전은 한인사회를 하나로 만들었다. 당시 일본을 격파한 뒤 투수 마운드에 꽂힌 태극기는 우리를 감격케 했고 가슴 뭉클케 했다.
지금 한인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 난관을 극복하려면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선행돼야 한다. 난관을 새로운 도약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 WBC 대회기간중 한인들이 외칠 '태극 함성'은 한인 모두를 신바람나게 할 것이다. 그 신바람은 불경기를 극복케 할 우리의 힘이고 저력이다. 신명날 그 잔치에 한번 빠져 보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