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분석 한인마켓-4] 플라자 마켓, '품질로 승부' 20년
'1세 단골' 이제는 자녀와 함께 찾아
고기·야채 '최고'…플로어세일 유명
케빈 박 제너럴 매니저는 “좋은 품질을 받기 위해서는 도매상과의 좋은 관계가 필수적”이라면서 “물건 납품 후 짧게는 15일 길어도 45일 안에는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어 도매상들로부터도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자마켓은 1988년 샤핑몰 오픈과 함께 영업을 시작했다.
3만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마켓은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함께 편리하게 샤핑할 수 있도록 동선을 꾸몄다.
세심한 배려 속에 주류 백화점으로 샤핑을 다니고 마켓에서 장을 보던 한인들이 점차 플라자마켓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샤핑과 마켓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함에 한인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한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샤핑몰도 마켓도 성장했다.
플라자마켓은 '단골'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처음 오픈 당시 이용하던 이민 1세대들이 시간이 흘러 이제는 자녀들과 함께 주말이면 장을 보러 찾고 있다.
또 일본 문화를 경험하고 익숙한 이민 1세대 단골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과자 미소 등 일본 제품 종류가 많다.
플라자 마켓은 10주년이 되던 90년대말 혁신적인 품질개선에 마켓운영의 중점을 옮겼다.
박 매니저는 "타운내 '처음'이라는 자부심을 두 가지 가지고 있다"며 "하나는 내추럴 비프이고 다른 하나는 유기농 야채"라고 전했다.
그는 "내추럴 비프는 일반 소고기에 비해 육질이 좋지만 가격이 비싸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한인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뒤따라서 다른 마켓들도 고베비프 앵거스 등을 선보이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플라자마켓의 정육부는 좋은 육질의 고기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세를 몰아 플라자마켓은 유기농 야채에 도전했다. 파 시금치 사과 등 30여종의 과일 및 야채를 내놓았으나 결과는 참혹했다. 첫 시작 3년간 판매한 양보다 버린 양이 많았던 것. 그래도 좋은 품질을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한다는 양 사장의 의지를 꺽을 수 없었다.
유기농 야채는 빨리 부패돼 2일 정도면 버릴 수 밖에 없어 경영에 어려움이 있지만 꾸준히 서비스한 결과 지금은 버리는 양과 파는 양이 비슷해졌다.
플라자마켓은 4년전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된 기계를 새 것으로 교체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또한 도매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원가세일'을 모토로 플로어 세일을 실시한다. 매주 목~일요일 4일동안 다양한 품목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한인들 사이에 퍼진 '플라자마켓은 비싸다'라는 고정 관념을 바꿔보자는 아이디어도 플로어 세일 진행에 한몫했다.
4년간 매주 이어지다보니 고객과 도매업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알뜰장터로 입소문을 타고 있어 주말이면 마켓 앞이 하루종일 북적인다.
지난 목요일부터 시작한 플로어 세일도 연장선. 이번에는 15개 업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다.
마켓 앞은 물론 3층 뮤직플라자가 있던 자리를 특별행사장으로 마련해 5개 업체가 건어물 과자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20년을 맞은 플라자마켓은 새로운 구상으로 하루하루가 바쁘다.
박 매니저는 "마켓을 이용하는 연령층도 낮아져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등 변화를 주려고 한다"면서 "소비자를 우선 생각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매니저 추천 알뜰 장보기
-물건 들어오는 날을 노려라= 야채, 생선, 고기 등은 마켓마다 제품마다 들어오는 날이 다르다. 조금이라도 더 신선한 제품을 구입하려면 담당 책임자와 친해지는 것이 우선. 책임자에게 언제 물건이 들어오는 지를 물어보라.
-색깔과 냄새를 살펴라= 과일, 야채, 생선, 고기 등 완제품이 아닌 경우, 마켓에 들어온지 오래되면 될수록 원래의 색깔을 잃어버린다. 심할 경우, 냄새가 날 수도 있으므로 제품에 따라 신선한 색깔을 염두에 두고 물건을 고르면 좋다.
-장보기 전 리스트를 작성하라= 불경기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졌다. 마켓에 나오기 전 필요한 물건의 리스트를 적어놓아야만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유통기한 체크는 필수= 완제품에는 겉면에 유통기한이 표시돼 있다. 물론 제조된지 오래된 물건을 피하는 방법은 구매 전 제품 라벨에 붙은 유통기한, 또는 가장 먹기 좋은 시점을 눈여겨 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타= 오래된 물건은 앞에 놓이고 새로 입고된 물건은 뒤에 넣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앞보다는 뒷물건을 고르는 것이 낫다. 또한 영수증은 계산대를 떠나기 전 반드시 확인하라.
케빈 박 제너럴 매니저 '우리 마켓은 편안한 공간'
마켓에서 장을 보다보면 뒷주머니에 무전기를 차고 바쁘게 다니면서도 항상 웃는 얼굴인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케빈 박 제너럴 매니저(사진)다.
2001년 일본 제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일하던 박 매니저는 양 사장의 제의로 보조 매니저부터 일을 시작했다. 이제는 인사관리, 구매대행, 마켓 관리 등을 최일선에서 정리하고 있다.
박 매니저는 “깨끗하고 청결한 이미지가 가득했는데 일해보니 틀리지 않았다”면서 “기계 관리부터 인사, 구매까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지만 보람도 있고 무엇보다 많은 한인들에게 좋은 물건을 서비스한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플라자마켓에 대해 박 매니저는 한 마디로 ‘삶이 숨쉬는 곳’이라고 말한다.
박 매니저는 마켓은 한인들이 매주 먹거리를 찾아, 또 생필품을 찾는 생활공간으로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사람들이 편하게 머무르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매니저는 “우리 마켓에는 나이 드신 단골이 많은 편으로 자제분과 장을 보러 오시는 분도 많다”면서 “어느 날인가는 자제분 혼자 마켓에 들러 ‘부모님은 집에 계신가봐요?’라고 물어봤는데 돌아가셨다고 말해 한동안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각 부서 매니저와 구매계획, 관리 등을 조정하는 박 매니저는 “각 파트장 및 직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해 수월하다”고 칭찬이 마르지 않는다.
박 매니저는 앞으로 ‘스페셜 세일’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특별한 날, 특별한 아이템을 마진없이 한인들에게 서비스하고 싶다고.
앞으로도 좋은 물건을 구입해 빙그레 웃는 한인들의 모습을 더 많이 더 자주 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박 매니저는 전했다.
백정환 기자 bae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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