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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뛰자 한국 송금 급증···'환차익 보자' 건수도 액수도 늘어

전문가들 '투기성 강해 위험 부담'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90원이 떨어진 155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9.70원이 급등한 159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한때 1594원까지 상승해 1600원선을 위협했다.

과거에는 일부 한인들이 여윳돈을 가지고 투자수익 차원에서의 송금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대규모 자금을 마련해 환차익을 노리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송금 증가=신한 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미국에서 한국으로의 송금건수는 2500건으로 1년 전에 비해 140%가 증가했다. 송금액은 5150만달러로 무려 350%나 늘어났다. 건당 송금액도 2만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2배나 늘었다.

1년 전만해도 3만달러를 송금할 경우 원화로 환전하면 3000만원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환율 급등으로 4500만원 이상에 이른다. 무려 50%나 많은 금액이다.



우리아메리카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한국으로의 송금액이 하루에 450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큰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환차익 노리기도=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김모씨(42)는 최근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 5만달러를 한국으로 송금했다. 모두 한국의 친척들 명의를 빌려 1만달러씩 쪼개서 보냈다.

미국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있는데다 은행 금리도 낮은 반면 환차익을 노릴 경우 수수료를 제하더라도 최소 30% 이상의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물론 리스크도 있지만 하반기에 환율이 1100원으로 떨어지면 충분히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근에는 환차익을 노리는 미국인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을 정도다. 우리아메리카은행 관계자는 “지난 주에는 한 미국인이 지점을 찾아 한국으로의 거액 송금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갔다”며 “상담을 해 보니 일반인이 아니라 월가 등에서 근무하는 금융 전문가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환차익을 노리는 움직임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환차익을 노리는 자체가 투기성이 강하고 환율 변동은 전문가들조차 정확히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유학생들은 ‘죽을 맛’=한쪽에서는 환차익을 노리며 송금을 하는 반면 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은 죽을 맛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 환율이 떨어지기는커녕 6개월 가까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만 해도 환율은 1000원대에 불과했다.

동시에 한국에서 미국으로의 송금도 크게 줄었다. 신한 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에서 미국으로의 송금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25%, 송금액은 35%가 감소했다.

학비같은 최소 경비만 송금을 받는 사람도 있지만 아예 송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박모씨(23)는 “환율이 곧 내리려니 했는데 계속 오르고 있어 한국 부모님으로부터 송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씨는 “주변 유학생 친구들 중에는 생활비라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지만 이마저도 불경기로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학업을 포기하고 아예 한국으로 돌아갈 것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대학원에서 음악을 전공하다 학비문제로 현재는 어학원에 다니고 있는 김모씨(29)는 “내가 지금 무얼하고 있나는 생각을 하면 너무 서글퍼진다”며 “이런 생활을 계속 하느니 차라리 한국으로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권택준 기자 tck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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