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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온 '어금니 아빠'의 절규 '사랑하는 딸아, 너까지…'

얼굴뼈 계속 자라는 악성종양 유전
'수술비 도와주세요' 길거리 모금

"아연이가 앞니로 새우깡을 먹을 수 있게 된다면 더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전세계에 딱 몇명만 있다는 희귀병 환자 이영학(27.서울 거주)씨. '얼굴이 괴물처럼 변하는' 병때문에 어린시절 가슴 아파하고 친구들의 놀림을 뿌리치지 못해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그다.

5학년땐 아래턱 뼈를 다 들어내는 수술도 꾹 참고 받았다. 수술 후 고통을 아직도 못 잊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건 아픔도 아니다. 27년간 달고 산 '유전성 거대 백악종'이라는 암이 사랑하는 딸 아연(6세)이에게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병은 얼굴뼈가 무한히 자라나는 악성 종양이다. 치료를 위해선 뼈가 자란 만큼 깎아내는 수술을 여러번 받아야 한다. 유일한 희망은 뼈의 성장이 멈추는 것이다. "유전될 줄 몰랐지요. 아연이가 돌 지나서 발병하는 것을 알고 아내(최미선씨)와 밤새 부등켜 안고 울었습니다."

이씨의 별명은 '어금니 아빠'다. 왜냐하면 어금니 하나로 밥을 삼켜야 하기때문. 그런데 아연이는 윗몸 뼈 정확히 눈 아래 뼈를 모두 깎아 내야 한다. 아직 어린데도 수술을 꿋꿋하게 이겨내는 모습에 아빠는 속눈물도 많이 흘렸다. 시련은 계속 되고 있다. 아빠 이씨의 병도 진행중. 지난해에는 강한 스트레스로 뇌출혈과 치매 임상 판정까지 받았다.

"작년에는 정말 셋이 함께 죽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겠느냐는 절망…. 이런 인생에서 도망가고 싶은 마음뿐 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날라 온 뜻하지 않은 편지 한통이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어디서 어떻게 알았는지 격려의 말과 함께 50달러짜리 수표가 함께 들어 있었는데 '기도'의 응답인가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 16일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지금 이씨가 아연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두가지이다. 수술비를 마련해주는 게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남은 한쪽 엉덩이 뼈를 아연이의 얼굴뼈 복원에 쓰기 위해서 '살아 있는' 것이다.

지난 26일부터 그는 아연이가 좋아하는 짱구 마스크와 의상을 입고 한인타운 여기저기서 길거리 모금을 하고 있다. 딸을 살리려는 생각뿐이다. 짱구 마스크로 가려진 이씨 얼굴엔 그래도 '아연이가 새우깡을 씹을 수 있다'는 희망은 살아있다.

현재 올림픽길 한 숙소에 묶고 있는 이씨는 4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간다.

▷문의: 한국전화 (010)3326-0224 웹사이트: ayun.co.kr〉

장병희 기자ch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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