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부부 화재 사망, 경제난에 방화 자살인 듯
아내 죽인 후 방화 추정
수사 당국은 숨진 남편 김용호(52)씨가 아내 김순희(45)씨를 먼저 숨지게 한 뒤 집에 불을 질러 자신도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살인-방화-자살 쪽으로 수사 방향을 맞추고 있으나 평소 김씨 부부의 정이 남달랐다는 주변 한인 이웃들의 증언을 감안할 때 동반 자살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랑한다’ 유서 발견= 김씨 부부는 숨지기 전 평소 가깝게 지내던 같은 건물 1층 입주자 김인선(여)씨 집 현관문 앞 김치통 위에 딸 이름 ‘김××’이라고 적힌 신발박스를 올려놨던 것으로 밝혀졌다. 테이프로 감겨있던 박스는 수사관들에게 전달됐다.
◇시신 따로 발견= 경찰에 따르면 숨진 김씨 부부의 시신은 거실과 침실에서 각각 발견됐다. 뉴욕시경(NYPD) 폴 브라운 대변인은 “수사관들이 방화 살인-자살 가능성을 놓고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소방국 대변인도 인화물질(accelerant)이 침실과 계단에서 발견됐다고 밝히고, 불이 침실에서 시작돼 거실쪽으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어려움= 경찰과 지인들에 따르면 김씨 가족은 최근들어 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 부부가 롱아일랜드 롱비치 네일살롱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 부부의 ‘뷰티풀 네일’은 4개월치 렌트 6640달러가 밀려 퇴거 소송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업소 월 렌트는 1485달러로 알려졌다.
김씨 부부와 같은 건물에 사는 한 주민은 지난 25일 “코압 관리사무소가 매달 렌트 청구 봉투를 각 집 현관문 입구에 꽂아 놓는데, 렌트를 안내면 2~3주쯤 뒤에 다시 봉투를 문고리 옆에 꽂아놓는다”며 “최근 김씨 집에 봉투가 꽂혀 있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김씨 부부가 살던 집의 렌트는 월 1500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준용·강이종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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