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는 오히려 짠돌이였다' 공화당 등 보수진영, 오바마 천문학적 예산안 비판
"오바마의 재정지출 계획은 전임자인 부시를 구두쇠처럼 보이게 만든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6일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 개요를 살펴본 공화당 수뇌부의 첫 반응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흑자 재정을 물려받았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중 수차례에 걸친 대규모 감세조치와 이라크전쟁을 비롯해 테러전을 벌이면서 재정을 엄청난 적자상태로 만들었다.
이런 부시로부터 적자재정을 넘겨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난과 와해된 금융시스템의 복구를 위해 천문학적인 부양책과 구제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탓에 오히려 씀씀이가 컸던 부시 전 대통령을 왜소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하원 원내대표인 존 베이너 의원은 CNN과의 회견에서 "공화당 정권 하에서 지난 2년간 대규모 지출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몇 달간 벌어진 상황과 지금 의회에 제출된 예산안을 보면 부시 전 대통령을 구두쇠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주장하면서 "이제 큰 정부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으며 민주당이 국민에게 큰 정부 유지를 위해 돈을 대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베이너 의원은 오바마의 예산안에 의료보험 지원을 위해 거액의 지출항목이 책정된 것과 관련해 "모든 미국인이 양질의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데 모두가 동의하지만 경기침체 상태에서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해 세금을 인상해 이런 목적을 달성하는 게 올바른 길인가"라고 반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상무장관으로 지명됐다가 이를 수락한 후 뒤늦게 노선이 맞지 않는다며 장관 지명을 반납한 공화당의 저드 그레그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불충분하다"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재정을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예산안에 대한 비난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민주당내 중도성향의 의원 그룹인 '블루독' 소속의 진 타일러 하원의원은 "경기부양책에 더해 숱한 정부 프로그램에 추가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했지만 예산안에는 이런 것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번 예산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한 책임성과 투명성과 맥을 같이하고 있으며 교육과 에너지 건강보험 등에 대한 투자와 경제성장의 기반이 되는 사회 인프라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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