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김의 '부동산 이야기'] 집을 보여 주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셀러들
그레이스 홈 부동산 대표
‘Must See Inside’나 ‘Show and Sell’, ‘Come and See’와 같은, ‘일단은 와서 보라’는 말들로 우선 바이어들을 향해 구애의 손길을 보낸다. 햇빛이 가장 찬란한 날을 골라 집의 전경을 카메라에 담고, 집 안 구석 구석의 사진도 가능한 한 멀리서 사선 앵글을 잡아서 실제 보다 넓어 보이도록 찍어서 인터넷에 올린다.
바이어가 언제든지 편한 시간에 집구경을 할 수 있도록 락 박스를 부착해 두고, 외출 할때도 약간의 조명을 켜둔다.셀러가 집에 있는 시간에 갑자기 방문한 바이어를 위해서는 동네를 산책하겠다며 집을 나서며, 바이어가 편하고 여유있게 집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한다.
리스팅 에이전트도 셀러도 집을 팔기 위해 최선의 수고를 다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들이 알고 있는 바이어 마켓에서 집을 팔기 위한 셀러들의 행동 강령(?)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요즘엔 집을 팔지 않으려고, 작심한듯 보이는 리스팅 에이전트와 집을 보여 주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셀러들이 있다. 리스팅에는 오직 ‘Short Sale’이나 ‘As-Is Condition’ 또는 ‘Appointment Only’, ‘Need lots of work’ 라는 정도의 별로 매력없는 문구 만이 채워져 있고, 셀러의 전화 번호는 언제나 대답없이 메아리이고, 메시지도 남길 수 없게 되어 있다.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언제 그 집을 볼 수 있는가를 문의하면, 모르겠다며 셀러에게 다시 전화해 보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하는 수 없이 보고 싶은 그 집을 무작정 찾아 가서 초인종을 누르면, 지금은 보여 줄 수 없다며 거부하는 가 하면 더러는 아이들이 나와서 부모가 외출해 외부인을 받을 수 없다고 야무지게 말하기도 한다. 드라이브웨이에 서있는 차가 주인의 것임에 분명한데, 셀러는 아예 인기척도 하지 않는다.
집이 동네 값보다 월등이 낮은 가격에 나왔으므로 꼭 보고 싶은데, 보여주지 않으려는 셀러를 이길 방법은 없다. 집안 구조와 상태가 잘 묘사된 사진이라도 있으면 보지 않고도 계약서를 쓰고 싶다는 바이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그집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된다.
한 달여 시간이 흐른 후 그 집이 혹시 팔렸는가를 MRIS 사이트로 알아보니, 가격은 더 내려가 있다. 왜일까? 사려는 바이어를 쫒아 내면서 가격을 다운시키는 이유는 뭐란 말이냐?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숏세일 주택을 찾고 있는 바이어들은 이상과 같은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게된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유행처럼 몰고온 숏세일의 물결, 그리고 숏세일 오너들이 이사가지 않고, 살던 내집에서 내가 부담하기 어려운 월 모기지 불입금보다는 낮은 금액의 렌트비를 내는 테난트로 남고 싶거나, 친척이나 친지의 이름으로 집을 싼가격에 다시 구입한 후 새로운 모기지 페이먼트로 다시 시작하고 싶은 셀러들의 시나리오에 에이전트들이 동참하는게 아닌가 싶다.
이러한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은 결국 건강한 부동산 마켓을 건설하는데, 역행을 하는 역활을 하며 민주주의 시장 경제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주택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만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만 하는것이다. 2007년 이후 부터 콘도, 타운하우스, 단독주택을 막라하는 신규 주택의 건설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앞으로 새로 짓겠다는 빌더들의 계획도 관망세이다.
이에 비해 이지역의 인구가 줄었거나 줄고 있다는 보고는 그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제 은행도, 바이어도, 셀러도, 에이전트도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말고, 상처를 받지 말며, 거품이 걷히고, 안개가 사라지면,정정 당당하게 경쟁하며, 오욕에서 벗어나, 떳떳하고, 아름답고, 건강한 부동산 시장을 가꿔갈 일이다.
(문의: 703-625-8500 또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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