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도프 금융사기로 70만불 날리고…90세 할아버지 다시 일터로
수퍼마켓서 하루 10불 받고 일해
'인생은 짧다…가진 것에 감사해야'
수퍼마켓에서 시간당 10달러를 받고 일한다. 주간 마켓 홍보지를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일(사진)이다.
30년전 은퇴한 그가 다시 마켓 점원으로 복귀하게 된 것은 월가 사상 최대규모인 메이도프 금융사기 피해자로 은퇴자금 70만 달러를 한순간에 날렸기 때문이다.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지낸 버나드 메이도프의 다단계 금융사기로 전세계 주요 은행은 물론 유명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에서 평범한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으며 피해액은 5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메이도프가 체포된 날 제 투자 매니저가 전화를 했는데 내가 전재산을 날렸다고 하더군요. 물론 그도 전재산을 날렸고. 거의 기절한 듯한 목소리로 그 얘기를 전해주는데…."
아담한 집이 한 채 있었고 70만 달러로 별 걱정 없이 살다가 죽기 직전 남은 돈은 자선단체에 기부할 계획이었다. 한때는 잘 나가는 대형 목재상을 운영했는데 이제는 마켓에서 일하며 푸드뱅크에서 스탬프를 받아야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래도 그날의 기억을 더듬는 시어만 할아버지의 모습은 외려 담담했다.
그는 또한 자신이 처한 현재의 처지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잃은 것이 크지만 아직도 가진 것이 있고 그것에 감사하기 때문이다. 그가 이렇게 긍정적일 수 있는 건 어쩌면 1930년대 대공황시절 어린 나이였지만 부모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는 아픔을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생은 정말 짧은데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요. 내 나이 곧 91세가 되고 지금 마켓에서 일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요?"
시어만 할아버지의 얘기를 들으면서 "어려운 시기는 영원하지 않고 강인한 사람은 막판까지 버틸 수 있다"는 옛속담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신복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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