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넘어 제2의 인생…어엿한 직장인' 노인국 직업교육 마치고 취업한 '청년 노인들'
'꼭 필요한 프로그램
폐쇄 위기 안타까워'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그들의 눈빛은 '반짝 반짝' 살아있었다. 아직도 현역이라는 자신감이 만든 행복 때문이다.
'청년 노인'으로 불러달라는 정진업 이현주 존 신(이상 72세) 벤 허(71)씨.
이들은 LA노인국에서 운영하는 직업교육 무료프로그램(Senior Community Service Employment Program)을 이수하고 각기 일터에서 근무중인 어엿한 직장인들이다.
노인국에선 이 프로그램을 마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고 이들을 고용한 회사를 대신해 3개월간 월급을 지불하고 있다.
좀처럼 모이기 힘든 네사람이지만 이날 만큼은 할 말이 있어 뭉쳤단다. 폐쇄 위기를 맞은 프로그램을 살려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후배 등록생들을 지역사회 단체에 소개하는 모니터직을 맡고 있는 정씨는 "노인들에겐 정말 없어서는 안될 프로그램인데 예산삭감으로 인해 폐쇄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답답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미국에 온지 3년밖에 안된 이씨도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경험을 쌓은 덕에 한 달전 취업에 성공했다.
88올림픽 당시 통역관으로 일했던 특색있는 이력을 가진 이씨는 "영어를 가까이 해왔던 터라 지금 있는 직장에서도 통역과 번역일을 하고 있다"며 "적성과 특기를 고려한 '맞춤형 알선'을 해준 덕에 내게 꼭 맞는 직업을 찾게됐다"고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허씨와 신씨도 "취업을 떠나 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낀다"며 "황혼에 마지막 봉사할 기회마저 빼앗긴다면 노인들의 좌절감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헬렌 이 아시안 담당 커뮤니티 아웃리치 코디네이터(community outreach coordinator)는 "노인분들도 젊은이들 못지 않은 훌륭한 노동인력"이라며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 업무처리에 실수가 적고 따라서 효율성 면에서 월등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예산부족이 국가적 인력 낭비를 초래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하지만 어떤 상황에라도 어르신들이 용기를 잃지 말고 포부를 갖고 생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배은경 기자ekba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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