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노인 아파트 사기 왜 안줄어드나…'즉시 입주' 사탕발림, 불법 알면서도 현혹
'3~5년 장기 대기'가 유혹에 빠지게 해
음성적으로 돈 건내 사기입증도 어려워
이처럼 입주가 '하늘의 별따기'다 보니 음성적인 방법으로라도 순서를 앞당기려는 대기자들이 늘고 있는 것.
새 건물이나 주변 환경이 좋은 곳은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5년 이상을 기다려야 간신히 입주가 가능할 정도다.
브로커에 속아 어렵게 모은 돈을 한 순간에 날렸다는 이모(70)씨도 이런 경우다.
10년째 사우스 LA지역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70)씨는 2년 전 한인타운 노인아파트에 입주 신청을 했지만 긴 대기자 명단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답답하던 차에 다운타운 지역의 노인 아파트에 대기 기간없이 입주시켜준다는 브로커에 속아 수천달러의 돈만 날렸다.
이씨는 "한인타운까지 나오려면 2~3번 버스를 타야하고 흑인 거주 지역이라 위험해 아파트를 옮기고 싶었다"며 "자식들에게 받은 용돈을 모으고 파트 타임으로 일해 어렵게 번 돈을 한 순간에 날렸다"고 울먹였다.
저소득층.노인 아파트 입주 사기는 워낙 음성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힘들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입주를 위해 돈을 건네다 보니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조차 꺼리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때문에 문제가 불거져도 오히려 브로커들이 "신고하겠다"며 큰소리를 치는 사례도 많다.
전문가들은 서민아파트나 노인아파트 입주난의 원인으로 노인 인구의 급증 현재 이들 아파트 거주자가 더 좋은 환경의 아파트로 옮기기 위한 중복 신청 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한 소셜 워커는 "새 노인 아파트나 저소득층 아파트 입주 모집이 시작되면 수 백명의 지원자가 한꺼번에 몰린다"고 전했다.
그는 또 "노인 아파트나 저소득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 분들이 한인 타운과의 접근성이나 주변 환경으로 인해 적게는 6~7곳 많게는 수 십여곳에 입주 지원서를 넣어 둔다"며 "이 같은 중복 접수자까지 몰리기 때문에 대기자 명단은 쉽게 줄어들지 않아 이를 노린 사기 피해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사관계자는 "정해진 순서를 기다려야 입주가 가능한 노인 아파트나 저소득층 아파트는 법적으로 순번을 바꿀 수 없다"며 "피해자도 불법 행위에 가담했기 때문에 수사가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신고를 접수해도 돈을 건넨 사실 입증이 힘들고 증거도 불충분한데다 브로커들 대부분이 가명을 쓰거나 잠적해버려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곽재민 기자 jmkwa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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