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상징' 노숙 할머니, 실업·무주택 대책 논의 불붙여
연설장서 오바마에 도움 호소
오바마는 10일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에서 경제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경기부양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행사장의 청중석 맨 앞에 있던 헨리에타 휴스(61.사진)는 연설 후 오바마가 다가오자 눈물로 호소했다. "내 아들과 나는 집이 없어요. 아들이 직장을 잃었어요. 조그만 자동차에서 살아요. 부엌과 침대가 필요해요. 제발 도와주세요."
오바마는 휴스의 볼에 입을 맞추며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다. 그러나 당신 같은 처지의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 장면이 미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CNN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서 오바마 취재에 몰두하던 취재진이 일제히 휴스에게 몰렸다. 일부 참석자들은 휴스에게 명함을 건네며 연락하라고 하거나 돈을 건넸다.
백악관은 즉각 휴스가 마이어스 주택 당국과 접촉해 집을 구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플로리다주 닉 톰슨 하원 의원의 부인은 팔려고 내놓은 자신의 집을 휴스에게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짐 험프리 포트 마이어스 시장은 "휴스 가족에게 매달 50달러를 제공하겠다는 여성의 전화를 비롯해 성원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휴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하나님이 내 기도에 응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의 한 주민은 발 빠르게 휴스의 이름으로 된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고 휴스가 눈물로 호소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휴스가 미국 사회의 실직과 무주택 문제를 공론화시켰다"며 휴스를 '미국 경제위기의 얼굴'로 명명했다. 웹 사이트에는 개설 이틀 만에 수백 명의 네티즌이 미국 사회 문제와 해결방안에 대한 의견을 남겼다.
휴스 스토리를 보도한 여러 언론사 웹 사이트에서도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대부분 "가슴 아픈 사연을 듣고 마음이 찡했다"거나 "돕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일회성 시혜 정책으로 빈곤층 전체의 열악한 삶이 해결될 수 없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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