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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 선 한인은행 '이래야 산다' <3> 얄궂은 선물문화 깨자

자발적이라 하기엔 '찜찜'…허술한 인력관리 한 요인

한인 은행권은 실적 악화와 구조조정의 여파로 지난 연말을 썰렁하게 보내야 했다.

그러나 일부 한인은행들의 지점장들은 '십시일반'으로 돈을 거둬 매년 해오 듯 본점에 줄 선물을 마련했다.

물론 일부 지점장들은 "힘든 시기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부분이 별 이견없이 참여하는 데 자신들만 빠지거나 분위기 상 바른 말을 하기 힘들어 조용히 분담금을 냈다.

이들은 "지난 1년 지점을 지원해 준 본점의 관련부서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정도"라고 변명하고 있지만 설득력은 약하다는게 같은 은행원들의 입장이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이같은 선물이 선물 이상의 의미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모 은행의 한 부서에서는 부서장의 생일 선물을 위해 역시 '십시일반' 자발적으로 돈을 거두는 것이 연례 행사로 자리해 가고 있다. 그런데 선물 가격이 수백달러나 하는 최신 전자제품이 주를 이루면서 1인당 부담해야 하는 금액도 만만찮다.

한 직원은 "부서장이 좋아하는 특정 브랜드의 제품이 있어 그것을 준비해주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돈을 내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연말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선물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 추천할 만 하다. 그러나 도를 넘어선 문화는 반드시 버려야 할 병폐라는 것이 지각있는 은행원들의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조직문화로 인해 인력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객관적 평가가 이뤄지지 못하며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업무 능력으로 평가 받아야 할 조직이자 대고객 서비스와 금융상품으로 지금의 위기를 넘겨야 할 한인은행들이 시급히 고민해야 할 사안들이라고 강조했다.

은퇴한 전직 행장은 "지금의 난국은 경기침체란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확장 위주 영업정책에 따른 시스템 부족과 성숙되지 못한 조직문화로 인해 발생한 내부 문제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더욱이 각 은행만의 고유한 문화가 사라지고 모든 은행들이 색깔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인 은행권은 최근까지 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 전주 토요일을 휴무하는 전통이 이어졌었다. 주류 은행들이 대부분 월요일 연휴전 토요일 정상영업을 하고있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은행원 고참들은 연휴전 토요일 영업은 결제가 화요일로 미뤄져 사실상 의미가 없어서 쉬게된 것 같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언제부터 왜 시작됐지를 제대로 알고있지는 못했다.

이같은 전통은 지난 해 본보가 지적하자 한인은행들이 토요일 영업을 시작하며 없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이사진의 지나친 경영간섭은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정도다. 문제가 있는 은행원들에 대한 여과없는 재채용도 다반사다. 일부에서는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야 할 간부들이 구조조정을 하고있다는 볼멘 소리까지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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