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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무상으로 돈 주는 게 아니다' 경기부양·구제금융 한인들 궁금증 풀이

하지만 금액이 너무 크다 보니 피부로 와 닿지가 않는다. 중앙일보 독자들로 부터 경기부양과 구제금융에 관련한 궁금증을 들어봤다.

1인당 1만불 규모
수잔 김(45·인테리어 디자이너)

Q:경기부양이다, 구제금융이다 해서 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푼다고 한다. 하지만 금액이 너무 크다 보니 얼마나 되는 지 감이 안온다. 개인에게 그 돈을 준다면 1인당 얼마나 돌아가나.
A:납세자 1인당 1만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는 돈이다.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액과 약 8000억달러의 경기부양 자금을 더하면 1조5000억달러가 된다. 2008년 현재 미국의 납세자는 1억5000만명정도 된다.

소비심리 회복 급선무
서보현(29·주부)

Q:정부가 경기 부양을 원한다면 납세자 1인당 1만달러씩 나눠주면 되지 않나. 그 돈으로 차도 사고 TV도 사고 여행을 가면 경기가 부양되는 것 아닌가.
A:정부가 소비창출을 위해 직접 납세자들에 돈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앞으로의 경제상황에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돈을 받은 납세자들이 소비보다는 저축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정부지출을 늘리는 동시에 세금혜택 등으로 소비심리를 살려야 한다.

비즈니스 지출 늘어야
허대영(36·부동산 에이전트)

Q:저축이 문제라면 정부가 납세자들에 기프트 카드나 데빗카드를 주는 방식은 어떤가. 유효기간을 두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못쓰도록해 소비를 유도하면 되지 않나.
A:이번 불황의 원인이 개인 소비자의 소비감소라면 맞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번 불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비즈니스 지출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빗카드나 기프트 카드를 받은 소비자들이 현금대신 이 카드를 써버릴 수 있다.

은행·기업 함께 구제
김지윤(29·로욜라 법대)

Q:경기부양을 위해 부실은행에 정부자금을 지원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돈을 받은 은행도 융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 아닌가. 차라리 은행에 1인당 1만달러의 예금계좌를 열어주는 것은 어떤가.
A:은행에 무상으로 돈을 주는 것이 아니다. 거의 8%에 달하는 이자를 받는 셈이다. 또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면 기업도 같이 망하게 된다. 마이크로 소프트같은 대기업에 돈을 빌려줄 수 있는 대형은행도 살아남아야 한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 연구개발을 해야하는 대기업을 돕기 위해서는 대규모 융자를 해줄 수 있는 대형은행이 살아남아야 한다.

무조건 돈 찍지는 않아
김찬석(30·대학원)

Q:경기부양과 금융시스템을 구제하기 위한 1조 5000억 달러라는 돈은 어디서 가져다 쓰는 것인가. 정부가 돈을 마구 찍어대고 있나.
A:조폐국에 따르면 예전보다 더 많은 돈이 찍히지는 않고 있다. 정부가 돈을 조달하는 방법은 단기채권을 팔아서다. 경기부양자금 8000억달러도 국채판매를 통해 조성됐다. 정부는 수요가 있는 한 무한대로 채권을 판매할 수 있다.
채권 수요가 없어지면 세금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경기불안과 함께 정부채권이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면서 국채수요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인플레 우려 찬반 팽팽
김석준(28·영화편집)

Q:정부가 1조5000억달러나 되는 돈을 시장에 풀면 인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아닌가.
A:이에 대한 경제학자들이 의견은 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풀린 이상 인플레이션을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단기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오기에는 실업률이 너무 높고 중단된 공장과 문을 닫은 업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국가부도는 안갈 듯
김영준(29·프로퍼티 매니저)

Q:정부의 예산적자가 어마어마하다. 경기부양도 좋지만 이렇게 돈을 쓰다가 국가부도을 맞는 것은 아닌가.
A:2차세계대전 이후도 예산적자가 막대했다. 하지만 20년 후 경기가 회복됐다. 미국 경제는 지금 소매경기 위축- 기업매출 감소- 주가하락의 악순환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것이 경기부양책이다. 물론 국가부도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시중에 돈이 돌아야
강성민(29·어카운팅 매니저)

Q:정부가 1차 구제금융자금을 투입했다. 왜 또 2차분을 투입하는가.
A:재무부는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의 구제금융자금 7000억 가운데 남은 3500억을 투입할 계획이다. 1차분은 은행 등에 직접 투입됐지만 시장의 자금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번 2차분에는 주택소유자에 대한 대출지원을 의무화하고 은행의 부실자산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시중에 자금이 돌수 있도록 하는게 구제금융안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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