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돈 손대는 '풀린 윤리' 조이자…벼랑끝에 선 한인은행 '이래야 산다' 3대 제안 <1>
본점 간부까지 공모 60만불 유용도
뼈깍는 직원관리로 신뢰부터 찾아야
글 싣는 순서
1. 선 넘은 '도덕적 해이'
2. 물불 안가리는 경쟁
3. 버려야 할 조직문화
금융위기로 한인은행권이 실적 부진을 넘어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각 은행들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부실자산을 처리하고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 노력도 병행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은행권 일부는 이번 기회에 한인은행들의 고질적인 문제들도 함께 버려야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인은행들의 생존과 제 2의 도약을 위해 꼭 버리고 가야 할 3가지 문제점을 짚어본다.
A 한인은행은 지난 2007년 새로 오픈한 외곽지점에서 직원이 금고내 현금을 훔쳐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격적인 것은 6개월새 2차례에 걸쳐 똑같은 방법으로 2만달러와 5만달러가 각각 없어졌다는 점이다. 당시 책임을 물어 지점 직원 거의 모두가 사직했고 조사가 진행됐지만 진범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은행권에서는 금고속 현금에 손을 대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한번도 아니고 같은 지점에서 2차례나 사고가 났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반응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난 해 말 B은행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엔 유용한 현금만 60만달러가 넘는다. 본점 간부와 지점 담당자들이 수 년 동안 공모해 지속적으로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자체 조사결과 확인됐다. 그러나 더 황당한 일은 고객이 편의를 위해 맡겨둔 안전금고 열쇠를 이용 안전금고에도 손을 댔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A은행 모지점도 투서를 받고 안전금고 사고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용과 신뢰를 생명으로 해야 할 은행에서 벌어져서는 안될 사고들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년 전에는 C은행의 직원이 수 년 동안 고객의 수수료를 착복해 온 것이 발각돼 은행권이 발칵 뒤집혔던 적도 있었다. 그 이전에는 휴먼계좌에 직원이 손을 댔던 일도 있었던 것으로 은행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이같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은행관계자들은 "자질이 부족한 직원들을 무분별하게 채용한 결과"라며 '자업자득'이란 입장과 함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었다.
문제는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이런 사고가 줄어들지 않는데 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항변도 있지만 은행권 스스로도 '순간을 모면할 변명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벌어져서는 안되는 일들이 벌어져 온 게 사실”이라며 “이런 사고의 근본적 이유는 경쟁적인 확장 정책으로 파생된 일부 행원의 자질부족”이라며 지금이라도 철저한 인력관리와 교육이 뒤따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인 은행권은 2000년 초반 이후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양적인 팽창에 치중했고, 필요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여과없이 무분별하게 사람을 채용했다는 점을 스스로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제 생존을 위해 제살을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 한인 은행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자구노력과 함께 바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그리고 한인들이 어려울 때 믿고 예금할 수 있는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인력을 제대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유용훈 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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