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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커뮤니티서 배운다] 차이나타운, 세대 잇는 '고유 전통 지키기'

중앙일보·중앙방송 특별취재
'안전하고 깨끗한 곳' 이미지 창출
젊은층 끌어모을 새 이슈 고심중

LA다운타운 북쪽에 위치한 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거리 브로드웨이길을 따라 가다보면 중국의 거리를 걷는 듯한 인상이 든다. 중국 전통 양식의 건물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로변에는 식당 중국 전통 기념품이나 보석 판매점 전통 의류 가게 등 다양한 업종의 업소들이 위치해 있다.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쇼핑몰인 센트럴 플라자에 들어서면 중국의 한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모든 건물들이 중국의 전통 양식을 따라 지었다.

중국 노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관광객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견학 온 초등학생들도 보인다.

올해로 설립 71주년을 맞는 '뉴차이나타운'의 현재 모습이다. 차이나타운은 동-서로는 예일에서 메인길 남-북으로는 시저스 차베스 애비뉴에서 LA리버로 구분되는 지역이다. LA한인타운에 비해 적은 규모지만 고유의 특징으로 인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거주자들이 전하는 차이나타운의 특징과 강점은 '전통'이다.

차이나타운의 한인회 격인 나성중화회관(CCBA)의 피터 잉 회장은 "남가주내에서 여러 지역으로 중국인들이나 중국 상권이 확장되고 있지만 LA다운타운 차이나타운은 남가주 중국문화의 허브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통은 타운 형성 초기부터 줄곧 유지됐다.

체스터 종 상공회의소 회장은 "약 70년 전 유니온역 인근에 있던 차이나타운이 현재 위치로 이전해 새로운 차이나타운이 형성됐다"며 "당시 마스터 플랜이 바로 중국의 전통을 살리자는 것이었으며 이같은 컨셉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유의 색깔을 수십년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전하고 깨끗한 차이나타운을 만들자'는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차이나타운 상업개발구 조지 유 이사장은 "LA경찰국(LAPD)과 매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결과 차이나타운내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 수 있었다"며 "또한 지역 정치인들과도 꾸준한 관계를 형성해왔다"고 전했다. 이같은 컨셉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타커뮤니티 방문객들이 늘어날 수록 중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깊어진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민 3~4세가 많을 만큼 이민역사가 길어지면서 사라져가는 중국 전통 문화를 지키자는 것이다. 차이나타운의 입구 격인 시저스 차베스 길에는 두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향해 날고 있는 게이트가 세워져 있다.

이 용처럼 최근 차이나타운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젊은 세대들을 유치할 수 있는 상권이나 시설을 개발하는 것이 차이나타운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종 회장은 "이같은 진화은 어느 한 단체의 몫이 아니다. 커뮤니티내 모든 단체들이 협력해 차이나타운의 진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A 차이나타운 형성

LA 차이나타운이 처음 형성된 것은 1880년대 무렵으로 당시에는 유니온 스테이션 인근에 형성됐다.

1910년까지 15개 거리와 200개의 빌딩이 속해있을 만큼 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당시 인종차별적인 법으로 인해 중국인들의 건물 소유가 철저하게 제한되며 쇠퇴하기 시작했다.

1938년 유니온역 인근이 재개발에 들어가며 차이나타운은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이후 뉴 차이나타운은 성장을 거듭함과 동시에 할리우드에 중국 영화 붐이 일며 영화 촬영지로도 각광 받으며 주류사회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피터 잉 나성 중화회장 '일 있을때면 모든 단체 단합'
"차이나타운의 성장 원동력은 바로 단합입니다."
차이나타운의 한인회 격인 나성중화회관(CCBA)의 피터 잉 회장이 강조했다. 나성중화회관은 120년의 역사를 가진 단체로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단체다.
차이나타운에는 CCBA 외에도 수많은 단체들이 있지만 협조체제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 잉 회장의 설명.
잉 회장은 "모든 단체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관련 이슈가 생기면 해당 단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며 "또한 관련 이슈에 대한 서명운동이나 공청회 등에 중국인들의 참여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이슈가 생기면 커뮤니티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잉 회장은 한인타운에 대해 "빠르게 성장하는 매력적인 곳으로 식당 등 관심이 가는 곳이 많다"며 "하지만 한인친구와 함께 가지 않으면 쉽게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체스터 종 상의회장 '간판에 한자·영어 함께 표기'
"중국인 뿐만 아니라 타인종들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국상공회의소 체스터 종 회장이 차이나타운 상권의 특징을 설명했다.
실제로 차이나타운은 타인종 방문객들을 위해 타운내 모든 업소들의 간판을 한자와 영어로 표기하는 등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차이나타운에 중국인들 뿐만 아니라 타인종 고객들도 유치, 상권을 보다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인타운에 대해서도 "한인타운의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타 커뮤니티와 보다 활발한 교류를 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교류를 통해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종 회장은 한인타운의 정체성 확립 문제에 대해 "차이나타운은 용조각이 들어간 게이트, 건물 등을 통해 차이나타운 스스로의 정체성을 세워왔다"며 "한인타운도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물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전했다.
글=서기원 기자 사진=신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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