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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현장을 가다-1]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 

워싱턴DC에서 자동차로 4시간30분정도 달리면 노스캐롤라이나 ‘트라이앵글’지역을 만나게 된다. 트라이앵글이란 더램의 듀크, 채플힐의 노스캐롤라이나대(UNC), 랄리의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등 3개 대학과 기업들이 협력해 만든 동부의 실리콘 밸리다. 이를 다른 말로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esearch Triangle Park)’라 부른다.
 이중 듀크대는 ‘남부의 하버드’로 불리며, US 뉴스&월드 리포트 대학순위에서 매년 아이비리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미 동남부의 대표적 명문대학이다. 올해에도 컬럼비아대, 시카고대와 함께 미 대학순위 공동 8위에 올랐다. 의대의 경우는 6위, 로스쿨 12위, 경영대학원 14위 등 프로페셔널 스쿨들도 최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도대체 무엇이 듀크대를 명문대로 만들었을까. 듀크대를 방문, 입학국 부국장과 한인학생들을 만나보았다.
 
 ▨ 전통과 첨단의 조화
 듀크대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고딕양식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캠퍼스가 마치 석조건물 가득한 한국의 고려대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규모는 9000에이커로 고려대의 3배 규모다. 사실은 고려대가 듀크를 본따 지었다고 한다.
 1838년 감리교도들과 퀘이커교도들에 의해 지어진 듀크대는 캠퍼스 정중앙에 큰 예배당(chapel)이 우뚝 서 있다. 예배당 양 옆에는 전통을 상징하는 기숙사와 도서관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캠퍼스를 거닐다보면 유럽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하지만 건물 안에 들어서면 외부 분위기와는 달리 최첨단 시설들에 놀라게 된다. 메인 도서관 지하엔 벽걸이 TV, 무선 인터넷 서비스 등이 갖춰진 스터디룸이 마련돼 있어 학생들의 그룹 스터디를 돕는다. 12개 부속 도서관에 464만5000여권의 각종 도서가 비치돼 있고, 부속시설로는 학습자료센터, 미술관, 라디오·텔레비전 방송국, 보포르 해양연구소, 영장류센터, 국제연구센터, 예술·통계·과학·정치학·공공사업 연구소 등이 있다.
 


 ▨ 리서치 중심 수업
 듀크대는 리서치 중심대학으로 트리니티(Trinity) 문과대와 프랫(Pratt) 공대로 나뉘어져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1학년때부터 리서치 훈련을 받는다. 신입생들은 ‘포커스(Focus) 프로그램’에 참가, 유럽과 아시아 문화, 법과 인지과학, 엔지니어링, 진화와 인류 등 11가지 주제중 하나를 선택해 10~20명씩 그룹을 지어 함께 생활하며 연구하고 토론한다.
 의료공학과 전자공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다는 한인학생 김현중(4학년)씨는 “포커스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생들끼리 서로 친해질 뿐만 아니라 교수와도 가까워질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또 듀크대 커리큘럼은 졸업을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만 하는 34학점의 매 과정마다 최소 하나의 그룹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짜여져 있다. 특히 의대는 리서치에 매년 5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방서경(경제·심리학 3학년)씨는 “1학년들에도 리서치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며 “심리학 과정에도 랩 리서치(lab research)가 포함돼 있어 책에 있는 지식을 단순 암기하는 공부가 아닌, 살아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과 교수간 친교를 위해 학교는 교수와 함께 점심을 할 수 있는 지원금까지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리서치를 중시하는 학풍 때문에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가 그리 쉽지 않다. 평균 한 학급당 15%만 A학점을 받는다. 하지만 열심히 한만큼 성과는 있는 법. 다른 학교보다 엄격한 점수가 오히려 대학원 입학이나 취업 경쟁에서 듀크생들을 돋보이게 한다. 
 듀크대는 졸업반 학생의 90%를 대학원에 진학시키고 있다. 로스쿨은 99%, 의대는 85%의 합격률을 보인다. 학교 당국은 특히 30년 이상 경력을 가진 프리메드(pre-med), 프리로(pre-law), 프리비즈니스(pre-business) 어드바이저를 두고 학생들의 프로페셔널스쿨 진학을 돕고 있다.
 오동욱(경제·심리학 2학년)씨는 “로스쿨이나 의대 진학 준비는 힘들고 까다로운 과정이지만 듀크대는 전문 어드바이저를 두고 무료로 학년별 이수과목이나 활동을 챙겨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농구의 명문 ‘듀크’
 듀크대 농구팀은 전국대학체육연맹(NCAA) 토너먼트에서 세차례(91, 92, 02년)나 우승한 농구 명문이다. 듀크대가 농구로 유명해진 것은 30년 가까이 농구팀을 이끌어온 마이크 시셉스키(Mike Krzyzewski)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역 대학농구 감독중 6번째로 700승을 넘긴 명장이다. 매년 대학농구가 열리는 캐머론 실내 체육관 앞에는 그의 이름을 딴
시셉스키 잔디밭이 있고, 그 곳에는 어김없이 농구장 티켓을 구하기 위한 학생들의 줄서기 전쟁(?)이 시작된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한달 후 시작되는 시즌 경기를 보기 위해 일부 학생들이 지난 12월말부터 텐트를 치고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었다.
 40도를 맴도는 추위도 아랑곳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학생들 중에는 한인학생도 몇몇 끼여 있었다. 텐트촌의 방영빈(정치학 2학년)씨는 “한 텐트당 최소 8명이 함께 합숙생활을 해야 표를 얻을 수 있다”며 우리학교 농구팀이 승리만 할 수 있다면 이까짓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반응이다.
 듀크대는 농구팀외에도 풋볼, 골프, 라크로스 등 26개 스포츠 대표팀이 NCAA 디비전I에 소속돼 있다. 모든 팀은 듀크대 마스코트인 ‘푸른 악마(Blue Devil)’로 불리운다.
 
노스캐롤라이나 더램=전영완·박희영 기자

한인학생회 KUSA
  
 “끈끈한 선후배 유대 장점”
 후배들에 정보제공…웹사이트 곧 오픈
 
 
 듀크대 재학생수는 학부생 6340명을 포함, 총 1만3000여명에 달한다. 이중 한인 학부생은 200여명 정도.
 한인학생회(Korean Undergraduate Student Association·KUSA·회장 김현중)도 조직되어 대학내 한국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 KUSA 회원은 60여명으로 선후배 및 동기간 돈독한 친목을 자랑한다. 듀크대는 캠퍼스내 다양성을 장려하기 위해 학생회에 연간 일정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
 듀크대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김현중 회장은 “학생과 교수간, 선후배간 유대관계가 끈끈해 졸업 후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가 제자들의 취업 알선에 직접 나서는 사례가 많다는 것.
 듀크대생들은 3학년때까지 기숙사 생활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1학년 경우는 별도 기숙사에 입주, 서로 교분을 쌓도록 하고 있다. 캠퍼스가 넓은 데도 가족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이유다. 더욱이 수업의 15%가 학생수 15명 미만의 세미나 수업이며 나머지 75%도 학생수가 채 20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 수업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학교가 있는 더램에는 놀때가 별로 없다는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시골 도시이어서기도 하지만 학내에서 많은 게 해결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밖으로 돌 필요성을 못느낀다.
 김현중 회장은 “신입생들에 학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한인 학생들간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KUSA 웹사이트를 곧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학국 부국장 사뮤엘 카펜터
 
 다양한 재능 중시
 성적만 갖고 학생 평가 안해 
 
 
 올해 듀크대 일반 전형에는 2만375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 학교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듀크대 지원자수는 1만9161명. 이중 19%를 차지하는 3727명이 합격했다. 최종 등록 학생은 1600여명선. 올해는 진학률이 15%대로 예상되면서 갈수록 바늘구멍이 될 전망이다. 과연 어떤 학생이 합격장을 받아드는 걸까? 
 사뮤엘 카펜터 입학국 부국장은 “듀크대가 원하는 학생을 한마디로 얘기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전인적 인재상”이라고 강조했다.
 카펜터 부국장에 따르면 듀크 입학사정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이 학생은 과연 어떤 학생일까’라는 것. 이를 위해 학생들의 지원서에 나타난 요소들 - 학교성적(GPA)·SAT점수·추천서·액티비티·수상경력·에세이 - 을 마치 시소게임(Seesaw game) 하듯 똑같이 저울질하면서 평가작업을 완성해 나간다고 했다. 다시 말해, 성적이 비록 좀 낮아도 다른 부분에서 보완이 된다면 상관없다는 말이다.  
 “시험 성적이 좀 모자라더라도 특별활동 등 다른 부분에서 뛰어나다면 보완이 됩니다. 우리는 학생 개개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보여주세요.”
 카펜터 부국장은 “정직하게 말해서, GPA·SAT·특별활동·에세이·추천서 등 모든 요소를 똑같이 중시한다”고 밝힌 뒤 “지원자의 지적능력 외에도 캠퍼스에 무엇을 가져올 수 있는지, 무엇을 기여할수 있는지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페어팩스의 학점 산정방식 개정과 관련, 카펜터 부국장은 “전국 공립학교별로 각기 다른 학점 산정 기준을 고려, 모두 공정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듀크 입학사정관들은 이에 관한 모든 자료도 갖추고 있다.
 듀크대의 입학사정관은 모두 20여명. 이들은 각 지역별로 나눠 지원서를 검토한다. 모든 지원서는 최소 두번은 읽혀진다.
 학자금 보조와 관련, 듀크대는 가정형편에 상관없이 학생을 선발해(need-blind admission policy) 학자금 보조가 필요한 학생(need-base)에 한해 4년간 100% 전액 지원해 주고 있다. 여기에는 근로장학금이나 학자금 융자가 포함된다. 현재 재학생의 절반가량이 학자금 보조를 받고 있으며 평균 그랜트 금액은 2만6700달러(2007학년도)선. 신입생중 성적 우수자에게 주는 장학금(merit-base) 수혜자는 60여명 정도다.
 또 지난해부터 연소득 4만달러 미만인 가정의 학생에게 융자금을 탕감해주고 6만달러 이하 가정에는 학부모 분담금을 면제해 주는 등 중산층 가정에까지 학자금 혜택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조기전형자들에게 학비보조 혜택이 적다는 소문과 관련, 카펜터 부국장은 “절대 그런일 없다. 어드미션 오피스와 파이낸셜 오피스는 하는 일이 완전히 다르다. 학비보조 혜택은 누구나에게 공정하게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카펜터 부국장은 “연방학자금 보조는 물론이고 학교 자체 보조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지원 신청할 것”을 학생들에 당부했다.  
  

 
  <듀크 프로파일> (2008학년도 기준) 
 ·설립연도 1838
 ·소재지 NC 더램
 ·재학생 1만3000여명(학부생 6340명)
 ·아시안 학생비율 26.9%
 ·인기전공 사회과학, 언론학, 심리학, 화학, 경영학, 정치학
 ·일반전형 마감 1월2일
 ·조기전형 마감 11월1일
 ·SAT 중간점수 2030-2310
 ·합격률 19%
 ·총학비 $5만750
 ·웹사이트 www.duk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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