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낙태금지 정책' 전격 폐지
낙태 반대 시민단체, 오바마 비난 시위 강행…찬반 논란 거세질 듯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여성의 낙태 권리를 인정하겠다는 민주당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이미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국무장관은 지난해 대선 당시부터 낙태금지 정책의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른바 '멕시코시티 정책'으로 불리는 낙태 지원 금지 정책은 1984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유엔 인구정책 관련 회의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낙태를 조장하는 것을 제한할 것을 천명하면서 처음 마련됐다.
그러다 1993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폐지됐다가 2001년 부시 행정부 출범과 함께 다시 부활되는 등 공화당의 정권교체에 따라 부침을 거듭해 왔다. 클린턴 대통령은 낙태 지원 금지 행정명령을 폐지했다가 종교계와 보수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았으며 부시 대통령은 보수파의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다시 국제개발처에 낙태 지원을 금지하도록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낙태 반대 정책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의 딸들이 아들과 똑같은 권리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다만 모든 이들은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효과적인 피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법원은 앞으로 정부가 개인 문제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낙태 관련 판결을 내려야 하며 정부도 여성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단체와 낙태권리 지지단체들은 이날 이같은 결정을 환영했지만 생명 옹호론자들은 오바마를 강력 비난하고 나서 앞으로 낙태문제를 둘러싼 찬반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이에 하루 앞선 22일은 낙태를 합법화한 '로우 대 웨이드'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지 36년 되는 날로 워싱턴 DC 등 대도시에서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가두행진을 벌이며 낙태반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시위대는 의사당 앞을 통과하면서 오바마의 선거구호를 빗대어 "생명을 구하자. 예스 위 캔"이라는 구호를 외치거나 히틀러의 코밑수염을 한 오바마 사진밑에 "아돌프 오바마를 탄핵하자"는 문구를 적어넣거나 "대통령은 낙태찬성 정책을 재고하라"는 전단을 나눠줬다.
신복례 기자bora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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